
전 국민에게 지급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신청이 21일부터 시작됐다. 신청자가 몰리면서 카드사의 온라인 창구가 한때 마비됐고, 신청 날짜를 헷갈려 잘못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아 현장에서는 혼선이 빚어졌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1일 전 국민 대상 민생회복 소비쿠폰 발급 첫날에 신청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행정안전부 홈페이지와 경기지역화폐 앱, 은행 앱에서는 소비쿠폰 신청을 위해 수많은 접속자가 몰려 접속이 지연되는 사태도 빚어졌다.
신한카드 앱에서는 일시적 접속 장애가 발생했고, KB국민카드 등 다른 카드사 앱에서도 사전 안내 차원에서 ‘접속자가 많아 일부 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문구가 안내됐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서버를 미리 증설했지만 신청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접속이 지연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필요 시 서버를 더 증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카드사 자체에 신청자들이 많이 몰리면서 지연이 발생했다”며 “(시스템적인 문제라기보다) 관심도가 커지면서 회원 수가 많은 카드사들을 중심으로 지연됐다”고 말했다.

이날은 출생연도별 요일제가 적용되는 첫 주에 해당한다. 출생연도 끝자리 1·6인 국민이 신청 대상이지만, 이러한 사실을 모르는 국민도 신청에 나서면서 지연이 더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온라인 신청에 어려움을 겪는 중장년층과 고령층은 주민센터과 시중은행 영업점으로 몰렸다.
행안부에 따르면 신청 개시 3시간 만인 정오 기준 전체 지급 대상자의 8.2%인 415명이 신청됐고, 약 7500억원 지급됐다. 앞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국민지원금 신청자가 하루에 500만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반나절 만에 신청률이 빠르게 늘어난 셈이다.
한편 정부는 소비쿠폰이 특정 품목이나 사용처로 쏠릴 것에 대비해 정부는 수급 점검에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소비 쏠림이 예상되는 한우 공급 물량을 2만1000t으로 늘리기로 했다. 평시(1만5000t)보다 1.3배 많은 규모다. 구윤철 신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취임 후 첫 현장 행보로 충남 공주시 공주산성시장을 방문해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원활하게 사용되는지 점검했다. 구 부총리는 “올해 경제성장률이 거의 0%에 가깝다”며 “이런 어려운 시기에는 혈액을 돌리는 것처럼 경제를 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신청은 9월 12일 오후 6시까지다. 카드사 홈페이지 등 온라인은 24시간 신청할 수 있고, 주민센터 등 오프라인 신청은 주말을 제외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은행 영업점은 오후 4시까지) 가능하다. 다만 온·오프라인 모두 신청 첫 주인 21일부터 25일까지는 시스템 과부하와 주민센터 혼잡 방지 등을 위해 출생연도 끝자리를 기준으로 요일제가 적용된다. 월요일은 출생연도 끝자리 1·6, 화요일 2·7, 수요일 3·8, 목요일 4·9, 금요일 5,0이다. 예컨대 1971년생은 월요일, 1987년생은 화요일, 1993년생은 수요일, 2009년생은 목요일 등이다. 오프라인의 경우 지역 여건에 따라 요일제가 연장될 수 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