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하이닉스와 현대자동차는 24일 2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크게 웃었고 현대차는 울었다.
먼저 SK하이닉스는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2조2320억원, 영업이익 9조212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4%, 전 분기 대비 18.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8.5%, 전 분기 대비 38.2% 증가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41.5%로, 지난해 2분기(30.4%) 대비 11.1%포인트 상승했다. 당기순이익은 8조35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배 늘었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 SK하이닉스는 총 매출 40조9176억원, 누적 영업이익 15조7916억원을 기록했다.

제품별로는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3E 제품 매출이 전 분기보다 약 80% 증가했다. 전체 D램 매출 중 HBM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에 이른다. 서버용 D램과 DDR5 제품 비중도 늘었으며, 낸드플래시 출하도 20% 이상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북미와 중국에서 AI 인프라 확충 수요가 이어졌으며 AI 서비스용 고성능 GPU를 채택한 데이터센터 수요가 메모리 구매 증가로 이어졌다. SK하이닉스는 연간 설비투자 규모를 당초보다 약 30% 상향 조정했다. 청주 M15X, 용인 클러스터, 중국 우시 등지에서의 증설과 장비 반입이 하반기부터 본격화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같은 날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연결 기준 매출 48조2867억원, 영업이익 3조601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5.8% 감소했다. 미국 관세 여파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7.5%로, 지난해 2분기(9.5%)보다 2.0%포인트 하락했다.
미국 시장에서의 관세 부과 영향이 실적에 반영됐다. 4월부터 미국 정부가 한국산 전기차 및 SUV에 25% 고율 관세를 적용하면서, 미국 수출 차량의 수익성이 하락했다. 아이오닉 5, 팰리세이드 등 주요 수출 차종의 수익 구조가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차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과 조지아 전기차 전용 공장 가동 확대를 통해 현지 생산을 늘리고 있으며, 북미 지역 원산지 충족 요건 확대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2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총 106만5836대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했다. 현대차는 미국이 부과 중인 25% 자동차 관세와 관련, 하반기에는 그 여파가 커질 것이라며 가격 상승 여부는 다른 업체의 움직임을 보고 판단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은 이날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정확하게 관세로 영향받은 금액은 말씀드리긴 어렵다”면서도 “하반기 3, 4분기에는 2분기보다 더 많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측한다”고 밝혔다.
한편 두 기업 모두 배당 정책은 기존 기조를 유지한다. SK하이닉스는 중간배당 도입 가능성을 검토 중이며, 현대차는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