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4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매출 기준 1위 자리를 확실히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고성능 메모리 수요와 더불어 범용 D램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실적 개선 폭이 예상보다 크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18조원을 넘어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가운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영업이익은 약 15조1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전 분기 대비 160% 이상, 전년 동기 대비로는 4배 이상 증가하는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SK하이닉스에 D램 시장 1위 자리를 내주며 33년 만에 순위 변동을 겪었다. 2분기에는 D램뿐 아니라 전체 메모리 시장에서도 하이닉스에 뒤처졌다. AI 인프라 핵심 제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확실한 우위를 점한 영향이 컸다.
그러나 3분기 들어 다시 상황이 바뀌었다. HBM 사업이 정상화되며 삼성전자는 하이닉스와의 격차를 빠르게 줄였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3분기 D램 점유율을 SK하이닉스 33.2%, 삼성전자 32.6%, 마이크론 25.7%로 집계했다. 2분기 6%포인트였던 양사 격차가 0.6%포인트까지 좁혀진 것이다. 업계는 이러한 회복 흐름이 이어지며 삼성전자가 4분기에는 무난하게 1위 자리를 되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실적 개선의 가장 큰 동력은 범용 메모리 가격 급등이다. AI 데이터센터 구축이 본격화되며 구형 제품 공급이 줄어든 가운데, 범용 D램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1월 PC용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달 대비 15.7% 오른 8.1달러를 기록했다. DDR4 고정거래가격이 8달러를 넘은 것은 2018년 9월 이후 7년 2개월 만이다. 올해 3월 1.35달러였던 가격은 8개월 만에 약 6배까지 뛰었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 범용 D램 가격이 전 분기 대비 45~50%, HBM을 포함한 전체 D램 가격은 50~55%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주요 메모리 업체 가운데 가장 많은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매출 구성에서 범용 D램 비중도 상대적으로 높아 가격 상승 수혜를 가장 크게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범용 D램 가격 급등에 따라 삼성전자 D램 부문 영업이익률이 4분기 53%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마이크론의 소비자용 메모리 사업 철수 계획도 삼성전자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해당 시장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경쟁사 이탈로 인한 수요 이동과 가격 상승 효과가 일부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낸드플래시 시장도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 낸드 가격이 전 분기 대비 20~25%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AI 데이터센터용 고성능 TLC·QLC SSD 수요가 강하게 늘며 가격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업계는 낸드에서도 삼성전자가 가장 큰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수익성 회복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