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2040년대 잠재성장률 0%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한국은행-한국금융학회 공동정책 심포지엄에서 축사를 발표하고 있다. 한은 제공

 

경제 규모 대비 가계 신용(빚)을 낮추고 자금을 생산적 부문으로 유도하면 장기 경제 성장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생산 부문 자금 흐름 전환과 성장 활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신용 비율을 10%포인트 낮추고, 그 자금을 기업 등 생산 부문으로 돌릴 경우 장기 경제 성장률이 연평균 0.2%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1975년부터 지난해까지 43개국 데이터를 분석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대로, 가계 신용이 줄고 생산 신용이 확대되면 경제 활력이 크게 개선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소기업과 고생산성 기업에 자금이 배분될 때 성장 효과가 더 커지는 반면, 부동산 관련 신용은 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다. 

 

이에 한은은 생산 부문에 자금이 원활히 공급되도록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의 위험 가중치를 높이고 중소기업 대출의 위험 가중치는 낮추는 등 금융기관의 인센티브 체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비생산 부문에 대한 ‘경기 대응 완충 자본’ 적립도 제안됐다.

 

아울러 한은은 현재의 담보 위주 대출 심사 관행이 혁신 기업과 신생 기업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하며, 중소기업 특화 신용평가 제도와 인프라 구축을 촉구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열린 정책 심포지엄에서 “우리나라 잠재 성장률은 현재 2%를 밑돌고 있으며, 현재 추세라면 2040년대에 0%대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저출생 고령화로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를 완충할 기업의 투자와 생산성 혁신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미국이 매년 연 2% 이상의 경제 성장하고 있는 것을 봤을 때, 우리도 성장률 2%가 넘는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며, 그중에서도 금융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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