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평범한 직장인 조모씨는 같은 직장을 다니던 아내가 지난해 8월쯤부터 육아휴직에 들어갔다. 문제는 총 2년의 휴직 기간 가운데 절반인 1년치 급여만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조씨는 “1년까지는 금전적 부담 없이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지만 그 이후부터는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치게 된다. (육아휴직) 2년을 다 사용한다는 건 부부의 경제적 형편이 괜찮다는 얘기”라며 외벌이 가장의 고충을 털어놨다.
지난해 육아휴직자가 다시 20만명선을 넘어섰다. 아빠의 육아휴직 사용률도 처음으로 10%를 넘었다.
국가데이터처가 17일 발표한 2024년 육아휴직 통계 결과(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는 20만6226명으로, 전년보다 4.0% 증가했다. 이는 임신 또는 8세·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둬 지난해 육아휴직을 시작한 이들이 말한다.
육아휴직자는 2022년 20만2093명에서 2023년 19만8218명으로 감소한 뒤 지난해 다시 20만명대를 회복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출생아 수 증가와 정책 제도 효과 등 영향으로 풀이된다.
육아휴직자 가운데 아빠는 6만117명으로 전년보다 18.3% 껑충 뛰었다. 반면, 엄마는 14만6109명으로 0.9% 줄었다. 엄마와 아빠의 비중은 각각 전체의 70.8%와 29.2%였다. 육아휴직자 10명 중 7명은 엄마, 3명은 아빠인 셈이다.
지난해 태어난 아기 부모의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률은 34.7%로, 1.7%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아빠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10.2%로, 처음 10%를 넘어섰다.
지난해 6+6 부모육아휴직제 도입 등으로 아빠의 육아휴직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엄마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1.0%포인트 하락한 72.2%였다.
기업체 규모별로는 대기업 육아휴직자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부모 모두 기업체 규모 300명 이상인 기업체에 소속된 비중이 아빠 67.9%, 엄마 57.7%로 가장 많았다.
엄마는 주로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아빠는 유치원 시기에 육아휴직을 많이 썼다. 육아휴직을 2번 이상 사용한 아빠는 전체의 10.5%, 엄마는 21.2%를 차지했다.
한편, 지난해 출산휴가자 엄마는 8만348명으로 9.0% 증가했고, 배우자 출산휴가를 사용한 아빠는 1만8293명으로 13.1% 늘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