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가 31일 이민 단속 정책을 둘러싼 여야 갈등 속에 부분 셧다운(일시 업무중단)에 돌입했다. 연방정부 예산안이 시한 직전 상원을 통과해 대규모 행정 마비는 피했지만, 하원이 다음 달 2일 예산안을 처리하기 전까지 단기간 예산 공백은 불가피해졌다.
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에 따르면 국토안보부(DHS), 국방부, 재무부, 교통부, 보건복지부, 노동부 등 주요 부처는 이날 0시 1분부터 셧다운 대상이 됐다. 예산 집행이 일시 중단되면서 전체 연방정부 기능의 약 4분의 3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셧다운이 수일 이상 길어질 경우 일부 연방 공무원은 무급 휴직을 하거나, 임금을 받지 못한 채 근무를 이어가야 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사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두 번째 셧다운이다.
다만 상원이 국무부·보건복지부 등 연방 기관을 오는 9월 30일까지 운영하는 5개 본예산 법안과 국토안보부의 2주 임시 예산안을 묶은 1조2천억 달러 규모 예산 패키지를 초당적으로 통과시킨 만큼, 하원이 예정대로 다음 주 초 이를 처리하면 실질적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식료품 보조금 등 시민 생활과 직결되는 주요 사업은 이미 예산 승인을 받은 상태라는 점도 영향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갈등의 핵심은 국토안보부 예산과 연계된 이민단속 정책이다. 민주당은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강경 단속을 규제하는 개혁에 행정부와 공화당이 동의해야 국토안보부 연간 예산안을 처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국토안보부 예산을 기존 패키지에서 분리하고, 다른 5개 부문 예산과는 별도로 취급하는 방식에 합의했다. 현재 휴회 중인 하원은 내주 초 본회의를 열고 신속처리(패스트트랙) 절차로 예산안을 표결에 부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요원 총격으로 민간인 2명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강경 이민단속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되면서, 국토안보부 예산안을 둘러싼 양당 갈등은 한층 고조된 상태다. 민주당은 ICE 요원들이 단속 시 마스크를 벗고 보디캠을 착용할 것, 무작위 검문과 영장 없는 수색·체포를 중단할 것 등을 담은 개혁안을 제시하며 백악관과 공화당에 수용을 압박하고 있다. 국토안보부의 연간 예산안은 향후 이 같은 요구를 놓고 양당이 추가 협상을 이어가며 최종 조정될 전망이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