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 채’의 변화…중소형으로 이동하나

지난 1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서울시내 아파트와 주택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지난 1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서울시내 아파트와 주택이 보이고 있다. 뉴시스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이른바 ‘똘똘한 한 채’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한때 대형 평형 중심이던 상급지 선호가 최근에는 중소형 면적으로 이동하며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양상이다. 강력 대출 규제와 세 부담 속에서 실수요와 자금력이 결합된 수요가 중소형으로 몰리면서 서울 한강 이남 중소형 아파트 평균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8억원을 넘어섰다.

 

2일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한강 이남 11개구(강남·서초·송파·강동·양천·강서·영등포·동작·관악·구로·금천구)의 중소형 아파트(전용면적 60㎡ 초과~85㎡ 이하) 평균 매매가격은 18억269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17억8561만원)보다 0.96% 상승한 수치다. 서울 중소형 아파트 평균 가격이 18억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거래 현장에서도 중소형의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삼호한숲 전용 84.87㎡는 지난달 27일 18억1000만원에 거래되며 해당 단지 최고가를 새로 썼다. 2023년 5월 기록한 종전 최고가(15억2000만원)보다 약 3억원 오른 금액이다.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2차 전용 84.755㎡ 역시 지난달 26일 20억원에 거래되며 처음으로 20억원 선을 넘었다.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19억원대에서 거래되던 면적이다.

 

이 같은 흐름은 한강 이북 지역에서도 관측된다. 지난달 한강 이북 14개구(종로·중·용산·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은평·서대문·마포구)의 중소형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1억419만원으로, 전월 대비 0.83% 오르며 처음으로 11억원을 넘어섰다. 노원구 공릉동 태릉해링턴플레이스 전용 84.98㎡는 11억9500만원에 계약되며 해당 면적 최고가를 경신했고 은평구 수색동 DMC파인시티자이 전용 74㎡대 역시 두 달 만에 5000만원가량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중소형 강세를 똘똘한 한 채 수요의 성격 변화로 해석한다. 우리은행 남혁우 부동산연구원은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대형보다는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고 대출 활용이 가능한 중소형 면적을 선택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가성비를 중시하는 상급지 선호가 중소형에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출 규제는 중소형 선호를 구조적으로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6·27 대책으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최대 6억원으로 제한된 데 이어 10·15 대책에서는 주택 가격 구간별로 대출 한도가 더욱 낮아졌다. 15억원 이하 주택은 최대 6억원, 15억 초과~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으로 제한되면서 고가 대형 주택의 구매력은 크게 낮아졌다.

 

이로 인해 대출 6억원이 모두 가능한 15억원 이하 중소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키 맞추기’ 식으로 상승하는 양상이다. 특히 한강 이북 지역에서는 중소형 매매가가 15억원선을 향해 수렴하는 움직임과 함께 이남과의 가격 격차를 좁히려는 흐름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결국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똘똘한 한 채’는 더 이상 넓은 집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규제 환경 속에서 입지와 환금성, 대출 활용도를 동시에 고려한 중소형이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으며 가격 상승의 중심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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