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 인기 뜨겁다…현금 여력 투자자 ‘우회통로’

서울시내 법무사 사무실에 경매 관련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시스

 

서울 아파트 법원 경매 시장 열기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3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평균 낙찰가율은 107.8%로 집계돼, 지난해 10월부터 4개월 연속(102.3%→101.4%→102.9%→107.8%) 감정가를 웃돌았다. 이번 수치는 2022년 6월(110.0%) 이후 약 3년 7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개별 사례를 보면 감정가를 크게 상회한 낙찰이 이어졌다. 서울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아파트 전용 50.5㎡ 1층은 26명이 입찰해 감정가 9억3300만원의 171.5%인 15억9999만9999원에 낙찰됐다. 동작구 사당동 사당우성아파트 3단지 전용 59.9㎡ 15층은 감정가 9억원보다 6억원가량 높은 15억1388만100원에 새 주인을 찾으며 낙찰가율 168.2%, 응찰자 49명을 기록했다. 강남구 대치동 개포우성1차 전용 136.9㎡ 5층도 감정가 40억원의 138.4%인 55억3787만7000원에 낙찰됐다.

 

낙찰가율 상승 배경으로는 매매 시장과 규제 환경 변화가 함께 거론된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지난해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면서 일반 매매 시장에서 투자 수요가 제약을 받게 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주택을 매수할 경우 통상 2년 실거주 의무가 부과되고 관할 관청의 허가도 필요하지만, 경매로 취득한 주택에는 이 제도가 적용되지 않아 실거주 의무 없이 전세를 끼고 매수하는 이른바 갭투자가 가능하다. 현금 여력이 있는 투자자에게 경매가 규제를 피할 수 있는 우회 통로로 작동하는 구조다.

 

사진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모습. 뉴시스

 

시장 지표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한다. 1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 비율)은 44.3%로, 지난해 12월(42.5%)보다 1.8%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총감정가는 491억3333만원에서 790억4200만원으로, 총낙찰가는 505억6594만원에서 852억1692만원으로 증가했다. 평균 응찰자 수도 6.7명에서 7.9명으로 늘어,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으로 자금과 수요가 더 몰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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