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출물가와 수입물가가 반도체 가격 강세와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동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출물가는 2개월 연속, 수입물가는 8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2026년 2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출물가지수는 148.98로 전월 대비 2.1%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10.7%나 급등한 수치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며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를 포함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가격이 전월 대비 5.4% 오르며 전체 지수를 견인했다. 농림수산품 역시 냉동수산물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4.8% 상승하며 힘을 보탰다.
수입물가지수 또한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1.1% 오른 145.39를 기록했다. 수입물가는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데, 이는 2008년 이후 약 18년 만에 가장 긴 연속 상승 기록이다. 지난달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68.40달러로 전월 대비 10.4% 상승하면서 원유(9.8%), 제트유(10.8%) 등 광산품과 석유제품 가격을 끌어올렸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1.2% 상승에 그쳐 수출물가에 비해 완만한 오름폭을 보였다.
무역지수는 수출 호조에 힘입어 교역조건이 크게 개선됐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 가격이 전년 대비 10.3% 상승한 반면 수입 가격은 2.4% 하락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13.0% 올랐다. 수출 한 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의미다. 수출물량지수 역시 반도체와 석탄·석유제품 등의 수요 증가로 전년 대비 16.6% 상승하며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이에 따라 수출로 벌어들인 총 외화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대비 31.8% 급증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2월 지표에는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 고조에 따른 최근의 유가 급등세가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3월부터는 유가와 환율의 동반 상승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수입물가 상방 압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