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사진)이 취임 이후 첫 해외 일정을 소화하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황 회장은 1987년 신영증권 입사 이후 한 회사에서만 38년간 근무하며 쌓은 실무 경험과 업계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협회장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그는 올해 초 취임사에서 “자본시장 중심 금융 실현을 통해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 역할을 하고, 투자자 보호와 업계 신뢰 회복에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실제로 황 회장은 기존 은행 중심 금융 구조에서 벗어나 자본시장 중심 구조 전환을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주요 정책 방향은 ▲장기 투자 문화 정착 ▲연금제도 개선 ▲투자 상품 다양화 등 제도 개혁이다. 특히 한국형 퇴직연금(IRP·DC)을 미국 401K 모델처럼 근로자 개별 계좌 중심의 자율적 투자 체계로 활성화해 장기적 자산 형성과 투자 선택권을 강화하고, 연금을 자본시장 참여를 통한 장기 투자 수단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최근 금융상품의 복잡성과 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라 투자자 보호 체계 강화가 필수 과제로 떠올랐다. 황 회장은 사모펀드, 채권, 파생상품 등 고위험 상품에 대한 투명한 정보 제공과 규제 관리 강화를 약속했으며, 금융당국과 상시 소통을 통해 제도 개선과 규제 완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협회는 단순 업계 대변이 아니라 정책과 제도 개선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일부 증권업계의 내부통제 부실로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면서 불신 해소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황 회장은 “투명성과 책임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업계 신뢰를 되찾겠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지난 9~10일 인도 델리에서 열린 국제증권협회협의회(ICSA) 연례 총회에 참석해 한국 자본시장 홍보와 해외 기관투자자 협력 확대에 나섰다. ICSA는 미국 등 18개국 20개 기관이 참여하는 글로벌 자본시장 협의체로, 정책 제언과 회원 간 정보를 교류한다. 이번 총회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회원 기관 간 협력 강화 방안, 금융상품 혁신과 투자자 보호 등 글로벌 자본시장 주요 현안이 논의됐다. 이번 출장은 K-자본시장의 글로벌 외연 확장에 시동을 거는 첫 국제 무대로 평가된다.
황 회장은 “정부의 자본시장 선진화, 기업 밸류업,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추진과 맞물려 한국 자본시장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숙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ICSA를 통해 글로벌 전문가들과 교류를 확대하고 K-자본시장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정현민 기자 jhm3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