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이 공개됐다. 주식 시장의 활황과 부동산 공시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고위 공직자 10명 중 8명꼴로 재산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26일 행정부 소속 정무직, 고위공무원단, 지방자치단체장 등 재산공개 대상자 1903명에 대한 ‘2026년 정기 재산변동사항’을 공개했다. 이번 공개 대상자의 평균 신고 재산은 20억9563만원으로, 전년 대비 약 1억4870만원(7.6%) 늘어났다.
먼저 이재명 대통령은 전년 대비 약 18억8800만원 증가한 49억7722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저서 ‘결국 국민이 합니다’의 판매 호조에 따른 저작권 소득과 급여 저축,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수익으로 분석됐다.
올해 가장 많은 재산을 신고한 공직자는 이세웅 행정안전부 이북5도위원회 평안북도지사다. 이 지사는 총 1587억2484만원을 신고하며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재산 증가 폭에서도 전국 1위를 기록했다. 1년 사이 늘어난 재산만 540억3900만원에 달한다. 이는 그가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약 85만주)의 평가 가치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 지사의 전체 자산 중 증권 자산만 1063억원을 넘어서며 ‘주식 부자’의 면모를 과시했다.
국회의원 287명 중 88.5%인 254명의 재산이 늘어났다. 이 중 재산 1위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다. 안랩 주가 하락으로 전년보다 재산이 감소했는데도 1257억1736만원의 재산을 신고해 부동의 1위를 지켰다. 같은 당 박덕흠 의원은 547억9452만원을 신고했다. 고동진 의원은 56억원 늘어난 373억5975만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사장 출신인 고 의원은 주가 상승의 혜택을 톡톡히 봤다.
지방자치단체장과 공공기관장 중에서도 수백억원대 자산가가 속출했다. 조성명 서울 강남구청장이 462억원6000만원을 신고해 기초단체장 중 1위를 기록했다. 광역단체장 중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72억8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박형준 부산 시장 55억2000만원, 김동연 경기도지사 37억9000만원 순이었다. 공공기관장 중에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407억3000만원을 신고해 눈길을 끌었다.
장관 중에서는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23억원,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77억원을 신고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기조 속에서도 고위직들의 다주택 보유는 여전했다.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참모 47명 중 10명(21.3%)이 다주택자로 확인됐다. 특히 김상호 춘추관장은 강남구 대치동 빌라 6채 등 총 7채를 신고해 참모진 중 최다 주택 보유자로 이름을 올렸다.
국회의원 중에는 53명이 다주택자로 분류됐다. 특히 본인의 지역구가 아닌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 소위 ‘강남 3구’에 주택을 보유하고 다른 지역에 전세를 사는 ‘비거주 1주택자’ 의원도 24명에 달해, 고위 공직자들의 강남 부동산 선호 현상을 여실히 보여줬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이번에 공개된 재산 내역을 오는 6월 말까지 정밀 심사할 계획이다. 재산 누락이나 부정한 재산 증식이 확인될 경우 법에 따라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