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외화예금 153.7억 달러 ‘역대 최대’ 감소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들고 있다. 뉴시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들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국내 거주자의 외화예금 잔액이 달러화를 중심으로 가파르게 빠져나가며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감소 폭을 기록했다. 기업들의 법인세 납부와 결제 자금 마련을 위한 원화 수요가 늘어난 데다, 환율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 움직임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6년 3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체 외화예금 잔액은 1021억7000만달러(약 151조889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153억7000만달러 감소한 수치로, 역대 최대 감소 규모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을 비롯해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및 국내 진출 외국 기업이 보유한 외화 자금을 포함한다.

 

통화 주체별로는 기업 예금이 868억달러로 전월보다 134억3000만 달러 줄어들며 전체 감소분을 주도했다. 개인 예금 역시 19억3000만달러 감소한 153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번 급감은 기업의 자금 수요와 금융시장 환경의 변화다. 기업이 원화 확보를 위해 법인세 납부와 국내 거래처 결제 대금 마련을 위해 기업들이 보유한 외화를 원화로 대거 환전했다. 또한 원·달러 환율이 오르자 환차익을 노린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환전 규모가 커졌다.

 

여기에 증권사 외화 투자자 예탁금이 줄고, 해외 투자 집행 및 경상거래 대금 지급이 겹치며 감소 폭이 확대됐다. 특히 최근 해외 주식 투자 패턴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지던 미국 주식 투자 열풍이 국내 증시 상승과 세제 요인 등으로 인해 다소 꺾이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하고 자금을 회수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의 외화예금 잔액이 872억4000만달러로 113억6000만달러 줄었으며, 외국은행 국내지점 또한 40억달러 감소한 149억3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한은은 “기업의 원화 수요 증가와 환율 상승에 따른 환전 확대, 투자자 예탁금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최근 해외 투자 자금의 흐름 변화 역시 외화예금 감소에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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