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계 소비 진작과 소상공인 매출 증대를 위해 전 국민에게 지급된 13조5220억원의 소비쿠폰이 단기적인 민생안정과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기여를 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민생회복 소비쿠폰의 경제적 효과 평가’에 따르면 소비쿠폰 사용처의 추가적인 매출 증대 효과는 약 2조8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신용카드 재정 투입액 기준 약 30.9%가 실제 매출 증가로 직접 이어졌음을 뜻한다. 다양한 추정 방법론을 적용할 경우 매출 증대 효과는 1조4000억~3조6000억원, 재정투입 대비 효과는 16.1~39.8% 범위로 나타났다. 사용처 1곳당 월평균 매출액은 비사용처 대비 2.91% 증가했다.
소비쿠폰의 효과는 시점과 지역, 업종별로 뚜렷한 차별성을 보였다. 1차와 2차 지급 모두 정책 초기인 1~2달 사이에 효과가 집중적으로 나타나 민생 안정을 위한 단기 처방으로서의 적합성이 확인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에 비해 소비창출 여력이 제한적인 비수도권 지역에서 유발 효과가 가장 컸다. 업종별로는 잡화점, 대중 음식점, 여가용품점 등 영세 소상공인이 밀집한 생활밀착업종 중심으로 효과가 뚜렷하게 관측돼 영세 자영업자의 매출 증대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가계의 소비 진작 효과 측면에서 소비쿠폰의 한계소비성향(MPC)은 0.20으로 추정된다. 이는 쿠폰 10만원을 받은 가계가 기존 소비를 대체한 것을 제외하고 평균 2만원의 신규 소비를 늘렸음을 의미한다. 특히 소득 하위 20%인 1분위의 한계소비성향이 상위 20%인 5분위보다 일관되게 높게 나타나,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소비 진작 효과가 크다는 점이 증명됐다.
품목별로는 수요의 소득탄력성이 높은 내구재, 준내구재, 여가 품목에서 신규 소비 유발 효과가 컸던 반면, 교육이나 의료 등 필수재 성격의 품목에서는 효과가 미미했다.
이러한 직접적 효과들을 종합한 결과,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약 0.12%포인트 제고하는 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정책 경로가 유효하게 작동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한은은 “향후 유사한 자원지원 정책을 시행할 때 정책 시점, 차등지원 방식, 사용처 등을 보다 정밀하게 설계한다면 경제적 효과를 한층 더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한 “영세 자영업자들이 일시적인 재정 지원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이들의 생산성 제고와 구조적 개선을 돕는 정책적 노력도 중장기적으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