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 대란’ 선관위, 과거 몰디브 출장 보고서 보니 “해변 사진뿐”

몰디브 대통령선거 참관 결과 보고서에 첨부된 관련 사진. 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몰디브 대통령선거 참관 결과 보고서에 첨부된 관련 사진. 출처=중앙선거관리위원회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앙선관위)를 향한 책임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과거 선관위 직원들이 작성한 해외 출장 보고서가 뒤늦게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고위공직자 예산 감시 관련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중앙선관위가 발간한 ‘몰디브 대통령선거 참관 결과보고서’가 공유되며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총 43페이지 분량의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선관위 직원 5명은 지난 2023년 9월 6일부터 14일까지 7박 9일 일정으로 몰디브를 방문해 현지 대선 참관 업무를 수행했다.

 

당시 선관위 측이 밝힌 출장 목적은 ▲몰디브 선거위원회 초청에 따른 대통령 선거 참관 ▲선거 행정 파악 및 선거제도 비교 연구 ▲국제 교류 협력 관계 증진 등이다.

 

그러나 보고서의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면서 부실·외유성 출장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9월 8일 자 참관 기록에는 “섬 지역 특성상 해안가와 바다 시설물을 이용한 선거운동이 주를 이루었음”, “자원봉사자들이 오토바이에 후보자 깃발·풍선을 부착하고 순회함” 등 지극히 평이한 현지 풍경 묘사에 그쳤다.

 

심지어 보고서에 첨부된 증빙 사진 역시 선거 행정 분석 고찰보다는 몰디브 해변과 백사장, 오토바이를 탄 주민들의 모습 등 단순 관광지 풍경에 가까워 세금 낭비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를 접한 대중들의 시선은 냉담하다. “선거 연구라는 명분을 앞세운 사실상의 포상 휴가 아니냐”, “국가 기관의 공식 보고서라기에는 대학교 답사 수준보다 깊이가 없다” 등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논란은 최근 치러진 6·3 지방선거의 관리 부실 사태와 맞물려 선관위의 전반적인 기강 해이 문제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 측의 명확한 해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노희선 온라인 기자 ahrfus3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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