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신창재 회장, ‘종합금융그룹 완성’ 향해 드라이브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숙원 사업인 금융지주사 체제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인수합병(M&A) 전략을 감행하며 종합금융그룹 체제 완성을 향한 행보를 재촉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본격적인 사업 외연 확장에 나선 것으로 분석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취임 초기부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경영 능력을 입증하며 교보생명을 이끌어왔다.

 

산부인과 의사로 일했던 그는 부친인 신용호 교보생명 창업주의 권유로 1996년 교보생명 부회장으로 합류하며 경영에 발을 디뎠다. 이후 2000년 신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한 첫해, 교보생명은 영업손실 3029억원, 당기순손실 2540억원을 내며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는 등 창사 이래 가장 큰 위기에 직면했었다. 그러나 다음해 신 회장은 영업이익 2472억원, 당기순이익 1288억원을 달성하며 단숨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업계 안팎에서 명확한 ‘위기관리자’로 평가받아 왔다.

 

◆20년 품은 지주사 전환 본격화 

 

최근 신 회장은 M&A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며 금융지주사 전환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은 신 회장의 오랜 숙원과제로 2005년 구상을 시작한 지 약 20년 만이다. 그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재무적 투자자(FI)들과의 장기 분쟁 등 돌발 암초를 만나며 오랜 기간 구상 단계에만 머물러야 했다.

 

신 회장이 오랜기간 종합금융그룹 구상을 놓지 않은 배경에는 업황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저출생·고령화로 생명보험업의 성장 한계가 뚜렷해져 보험만으로는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고객의 생애 전반을 아우르는 금융 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하려면 종합금융그룹 체제가 필수적이라는 게 신 회장의 판단이다. 그간 교보생명은 교보증권, 교보자산신탁, 교보악사자산운용 등을 자회사로 뒀으나, 보험 중심의 단일 사업 구조를 탈피하고 균형 잡힌 금융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저축은행 품고 KDB생명·예별손보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 신 회장은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올해 초 SBI홀딩스로부터 SBI저축은행 지분 50%에 1주를 추가로 인수해 자회사 편입을 마무리 짓는 결단력을 보이며 금융 라이선스 확보의 물꼬를 튼 것이다. 

 

나아가 손보사 및 추가 보험사 라이선스 확보를 위한 움직임도 구체화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최근 삼정KPMG를 자문사로 선정하고 예별손보 인수를 위한 회계 실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달 초에는 KDB생명 매각 예비입찰에도 참여했다. 이는 종합금융회사로의 체질 개선을 완수하고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겠다는 신 회장의 강력한 승부수가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교보생명은 과거 AXA손해보험, MG손해보험,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등의 인수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며 비보험 경쟁력 강화를 지속적으로 모색해 온 바 있다.

 

◆걸림돌 치우고 IPO 추진 탄력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기업공개(IPO) 등 중장기 전략 실행에도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있다. 앞서 교보생명은 FI들과의 분쟁이 장기간 변수로 작용해 왔다.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2012년 대우인터내셔널로부터 교보생명 지분 1조2000억원을 매수했다. 당시 계약에는 2015년 9월까지 IPO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됐다. 이후 상장이 지연되면서 투자자들이 풋옵션을 행사했으나 신 회장측이 가격 문제를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법적공방이 이어졌다.

 

IPO를 위해서는 IMM프라이빗에쿼티 등 일부 FI와의 풋옵션 분쟁은 변수로 남아 있으나 최근 교보생명은 지분 비율이 높았던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등 일부 FI와의 분쟁을 해결했다. 과거 취임 초 위기관리 능력을 입증했던 신 회장이 숙원인 종합금융그룹 완성을 향해 또 한 번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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