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진 회장이 이끄는 수협중앙회가 과감한 구조적 체질 개선을 통해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취임 이후 줄곧 현장 중심의 경영과 실리 위주의 리스크 관리를 강조해 온 노 회장은 일선 수협 조합의 부실채권(NPL)을 대거 정리하는 정공법을 택하며, 자산 건전성 회복과 상호금융 부문의 흑자 전환을 이끌어냈다. 금융권에서는 단기적인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조직 전반의 체질을 뿌리부터 바꾸겠다는 노 회장의 뚝심 리더십이 수협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5000억원 부실 자산 정리…정상화 발판 마련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수협의 최우선 당면 과제는 상호금융 연체율 관리와 여신 건전성 제고다. 그동안 수협은 부동산 개발 관련 대출 비중이 높은 상호금융권의 공통된 약점으로 인해 연체율이 상승하며 대내외의 강한 압박을 받아왔다. 이에 노 회장은 선제적으로 부실을 도려내는 결단을 내렸다.
수협은 부실채권 정리를 전담하는 자회사인 수협엔피엘대부에 500억원을 추가 출자해 총 1000억원 규모로 실탄을 보강했으며, 자체 NPL 펀드를 적극 가동해 총 5000억원 규모의 부실 자산을 대대적으로 매·상각했다.
이러한 과감한 드라이브의 결과로 수협 상호금융의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이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고, 상호금융 부문이 다시 흑자 구조로 돌아서며 경영 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했다. 나아가 노 회장은 고연체 조합이 신규 대출을 집행할 때 중앙회 여신심사 인력의 사전 검토를 의무화하는 등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대폭 강화해 추가 부실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있다. 아울러 일선 조합의 책임 경영을 유도하기 위해 자산 건전성 지표를 경영 평가에 적극 반영하는 등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했다.
◆K-푸드 마케팅 앞세워 글로벌 영토 확장
이어 노 회장은 전통적인 수산물 유통 구조를 탈피하는 패러다임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수산물 소비 위축 압박을 돌파하기 위해 노 회장이 선택한 카드는 K-푸드의 글로벌 영토 확장이다. 최근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로스엔젤레스FC와 공식 파트너십 체결을 주도하고, 미국 메이저리그(MLB) 등 글로벌 스포츠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한국 김을 비롯한 국내 우수 수산물을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는 우리 어업인들이 생산한 수산물이 제값을 받고 해외로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한 노 회장의 실리 경영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
◆AI 안전망·100억 유류비…어업인 보호 본질 충실
금융과 경제사업의 대전환 속에서도 노 회장은 수협의 본질인 어업인 보호와 민생 지원이라는 책무를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를 ‘어선 안전 원년의 해’로 삼고 인공지능(AI) 기반 어선사고 예방 시스템 구축에 착수했으며, 총사업비 155억원을 투입해 활동성을 높인 신형 팽창형 구명조끼를 어업인들에게 87% 이상 보급 완료했다.
최근 국제 유가 변동성 확대로 경영난에 봉착한 어업인들을 위해 약 100억원 규모의 자체 자금을 긴급 투입해 유류비 부담을 완화하는 한편 본격적인 여름철을 맞아 태풍과 기습적인 집중호우에 대비한 24시간 비상 대응 체계를 지휘하며 어업 현장의 안전망도 촘촘히 다지고 있다.
취임 초부터 ‘어업인이 부자 되는 세상’을 공언했던 노 회장은 상호금융의 부실 리스크를 청산하며 조직의 뼈대를 튼튼히 하는 동시에 K-수산물 수출 확대와 현장 중심의 어업인 안전 지원을 통해 수협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고히 마련하고 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