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韓·유럽 스테이블코인 실증 '판게아' 참여…디지털 외환 선점 시동

신한은행이 한국과 유럽 은행권이 자국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해외송금 방식을 공동으로 검증하는 프로젝트 ‘판게아(Pangea)’에 참여한다. 신한은행 제공
신한은행이 한국과 유럽 은행권이 자국 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해외송금 방식을 공동으로 검증하는 프로젝트 ‘판게아(Pangea)’에 참여한다. 신한은행 제공

국내 은행권이 미국 달러 중심의 글로벌 정산 체계에서 벗어나 원화와 유로화를 직접 잇는 차세대 해외송금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26일 금융권 따르면 신한·우리·전북·케이뱅크·iM뱅크 등 국내 10여개 은행이 소속된 협의체 유니카는 지난 23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개최된 포인트 제로 포럼 2026에서 유럽 금융사들과 함께 실시간 국경 간 지급결제를 연구하는 판게아 공동 실무그룹을 출범시켰다.

 

이번 프로젝트는 미 달러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이 주류를 이루던 기존 디지털 자산 지형에서 탈피해 원화와 유로화를 직접 매개로 하는 새로운 정산 모델을 타진한다는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참여 기관들은 각국의 규제를 준수하는 원화 및 유로화 스테이블코인을 교환 및 결제하는 연계 체계를 구축해 다자간 기술 실증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NH농협은행의 경우 이번 유니카의 판게아 프로젝트 참여를 현재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사업에는 유럽의 37개 은행들이 참여하는 민간 스테이블코인 컨소시엄 키발리스와 국제은행간통신협회인 스위프트가 합류해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와의 연동성을 높였다. 여기에 글로벌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체인링크의 이종 블록체인 연동 기술과 국내 기술기업 페어스퀘어랩의 온체인 외환거래 엔진 기술이 더해져 고도화된 결제 시스템을 시험한다. 신한은행과 전북은행, 케이뱅크는 페어스퀘어랩 등과 함께 5개 기관으로 구성된 핵심 운영위원회를 맡아 실증 사업을 이끌어간다.

 

판게아 프로젝트의 핵심 목표는 통상 이틀이 소요되던 기존 외환 정산 방식에서 벗어나 실시간 결제 체계로 전환하는 것이다. 거래 당사자 간 대금 지급과 통화 교환이 동시에 완료되거나 아예 취소되는 지급대금동시결제 구조를 블록체인 상에서 구현함으로써 거래 상대방이 부도를 내거나 결제를 불이행할 수 있는 리스크를 원천 차단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한·일 금융권이 수행했던 스테이블코인 송금 테스트인 팍스 프로젝트의 경험을 축적한 국내 은행들은 이번 한·유럽 협업을 통해 자국 통화 기반 디지털 자산을 해외로 넓히고 향후 도래할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시기에 맞춰 차세대 금융 비즈니스 기회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유니카는 신한은행과 전북은행, 케이뱅크 등을 주축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바탕으로 연내 합작법인 전환까지 추진하며 글로벌 디지털 자산 표준 논의에서 국내 금융권의 입지를 강화해 나갈 전망이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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