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낭 질환, 수술 적기는 언제?… 복강경과 로봇수술의 차이는

건강검진에서 담석이나 담낭 용종이 발견된 후 경과 관찰 중 수술을 권유받는 경우가 있다. 진료실에서도 “증상이 심하지 않은데 꼭 수술해야 하나요?” 또는 “담석만 제거하면 안 되나요?”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담낭은 간에서 생성된 담즙을 저장했다가 음식물이 들어오면 십이지장으로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담석은 담즙 속 콜레스테롤이나 색소 성분이 굳어 생기는 것으로, 대부분은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담석 위치나 크기에 따라 통증이나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송승규 대림성모병원 소화기혈관외과 과장에 따르면 담낭절제술이 필요한 대표적인 경우는 담석으로 인한 증상이 반복될 때다. 담석으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은 ▲만성 소화불량 ▲잦은 체기 ▲기름진 음식을 먹은 뒤 나타나는 명치 또는 오른쪽 윗배의 불편감 ▲위경련처럼 쥐어짜는 듯한 통증 등이 있다.

 

이런 증상이 반복되거나 ▲급성 담낭염 ▲담관결석 ▲담석성 췌장염과 같은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송승규 대림성모병원 소화기혈관외과 과장
송승규 대림성모병원 소화기혈관외과 과장

송 과장은 “일부 환자들은 증상이 호전되면 치료를 미루기도 하지만 담석이 자연적으로 사라지는 경우는 드물다”고 지적한다. 증상을 방치하면 오히려 염증이 반복돼 담낭 주변 조직과 유착이 심해져 수술 난도가 높아질 수 있다. 심한 경우 담관 폐쇄나 췌장염과 같은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송승규 과장은 ▲담낭 용종의 크기가 1cm 이상이거나 지속적으로 커지는 경우 ▲악성 변화가 의심되는 경우도 담낭절제술 고려 대상이다.

 

과거에는 담낭절제술을 위해 복부를 크게 절개하는 개복수술을 시행했지만, 현재는 복강경수술이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 복강경수술은 복부에 작은 절개창을 만들어 수술하는 방식으로, 통증과 출혈 부담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복강경수술과 함께 로봇수술도 시행되고 있다. 담낭 주변에는 간과 십이지장, 담관, 혈관 등 중요한 구조물이 좁은 공간에 밀집해 있어 수술 과정에서 해부학적 구조를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송 과장에 따르면 로봇수술은 확대된 3차원 입체 영상을 통해 수술 부위를 보다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으며, 자유로운 회전이 가능한 관절 기능을 갖춰 좁은 공간에서도 정교한 조작이 가능하다. 또한 집도의의 손 떨림을 보정해 안정적인 수술을 돕는다.

 

특히, 단일공 로봇수술은 이러한 로봇수술의 장점에 더해 절개 범위를 최소화한 수술 방법이다. 배꼽 부위 약 2~2.5cm의 절개창 하나를 통해 수술이 진행돼 흉터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한 형광 영상 기술(Firefly)을 활용하면 담낭과 담도의 구조를 보다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어 더욱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담낭염의 정도와 유착 상태, 과거 복부 수술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수술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담낭절제술 후 일상생활에 대해 걱정하는 환자들도 많다. 담낭은 담즙을 농축하고 저장하는 역할을 하지만 담즙 자체는 계속 간에서 생성된다. 따라서 담낭을 제거하더라도 담즙은 담도를 통해 장으로 배출되며, 대부분의 환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적응해 큰 불편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일부 환자에서는 일시적인 소화불량이나 설사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송승규 과장은 “담낭절제술의 목적은 담석 자체를 제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반복되는 염증과 합병증 위험을 줄여 재발을 예방하는 데 있다”며 “수술기법 발전으로 통증과 흉터, 회복 부담은 줄고 정밀성은 향상되고 있어 수술을 망설일 필요는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증상과 질환의 진행 정도를 정확히 평가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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