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수개월째 준비해 온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안이 이달 중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권의 관심이 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쏠리고 있다. KB금융이 3일 차기 회장 후보군을 압축하는 1차 쇼트 리스트 발표를 앞두면서 이번 승계 절차가 새 지배구조 체계의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를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세부 내용에 대한 최종 검토와 관계기관 간 조율이 이뤄지고 있으며 이달 중 발표를 목표로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개선안은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재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권한 집중 문제와 승계 절차의 투명성 확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연임 문제를 주요 검토 대상 가운데 하나로 보고 있다.
다만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CEO 3연임 제한’ 규정이 그대로 담길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장기 재임에 따른 지배구조 고착화 우려와 민간 금융회사의 경영 자율성 보장 필요성이 맞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연임 횟수를 일률적으로 제한하기보다 승계 절차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가 설계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도 “연임 관련 내용은 어떤 형태로든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외이사 제도 개선도 개편안의 핵심으로 꼽힌다. 금융당국은 사외이사 추천과 평가 체계를 손질해 이사회의 독립성과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논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KB금융의 차기 회장 선임 절차도 본격화되고 있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3일 차기 회장 후보군에 대한 1차 쇼트 리스트를 확정할 예정이다. 후보군은 6명 안팎으로 압축될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연임 여부에 가장 큰 관심이 쏠린다. 양 회장은 취임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이끌며 안정적인 경영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B금융은 지난해 5조원을 웃도는 순이익을 기록하며 리딩금융 지위를 유지했다.
금융권이 주목하는 것은 연임 여부보다 승계 절차 자체다. KB금융은 회장 임기 만료 수개월 전부터 회추위를 가동하며 후보군 검증에 착수했다. 과거보다 검증 기간을 늘리고 승계 절차를 조기에 시작한 것이다. 이는 금융당국이 강조해 온 상시 승계 프로그램 운영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의 승계 절차가 향후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편의 대표적인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