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높아지는 여름에는 발이 드러나는 샌들과 슬리퍼, 하이힐 착용이 늘어난다. 시원하고 가벼운 착용감 때문에 선호도가 높지만,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장시간 신는 습관은 무지외반증을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앞코가 좁거나 굽이 높은 신발은 엄지발가락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해 변형을 유발하거나 진행을 앞당긴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서도 무지외반증 환자는 여름철인 7월 가장 많이 병원을 찾는 것으로 나타나 계절적 영향도 확인된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방향으로 휘어지고 첫 번째 중족골이 안쪽으로 벌어지면서 관절이 돌출되는 대표적인 족부 질환이다. 흔히 하이힐 때문에 생기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유전적인 영향도 적지 않다. 가족력이 있거나 평발, 발볼이 넓은 구조를 가진 경우에는 작은 자극에도 변형이 쉽게 진행될 수 있으며, 여기에 반복적인 하이힐 착용이나 발볼이 좁은 신발이 더해지면 발병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
초기에는 발이 쉽게 피로하거나 신발이 불편한 정도지만 시간이 지나면 돌출 부위에 통증과 부종이 생기고 굳은살이 발생한다. 변형이 심해지면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과 겹치거나 다른 발가락까지 변형되며 보행에도 영향을 준다. 통증을 피하기 위해 걷는 자세가 달라지면 발목과 무릎, 허리까지 부담이 이어질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진행 정도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엄지발가락이 20도 이하로 휘어진 초기에는 발볼이 넓고 쿠션감 있는 신발 착용, 교정기나 실리콘 패드, 스트레칭,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우선 시행한다. 다만 이러한 치료는 통증을 줄이고 진행을 늦추는 역할이며 이미 변형된 뼈를 원래 상태로 되돌리지는 못한다.
반면 변형 각도가 커지고 통증이 지속되거나 걷기 어려울 정도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긴다면 무지외반증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신발을 신기 어려울 정도로 돌출이 심하거나 굳은살과 반복적인 염증이 생기고 다른 발가락까지 변형이 진행되는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한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변형이 다소 심해 보여도 통증이나 기능적 불편이 없다면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기존 절개술보다 조직 손상을 크게 줄인 최소침습 무지외반증 수술인 MICA수술(Minimally Invasive Chevron & Akin)이 널리 시행되고 있다. 과거에는 4~5cm 이상 피부를 절개해 뼈를 노출시키고 교정했다면, MICA수술은 약 2~3mm 정도의 작은 절개를 통해 수술을 진행하는 최소절개 방식이다. 피부와 연부조직 손상이 적어 출혈과 통증, 흉터 부담을 줄이고 회복 속도를 높일 수 있다.
MICA수술은 먼저 엄지발가락 주변에 2~3개의 작은 절개를 만든 뒤 특수 기구를 이용해 변형된 중족골과 발가락 뼈를 절골한다. 이후 휘어진 뼈를 정상 위치로 이동시키고 회전 변형까지 교정한 뒤 의료용 나사로 단단하게 고정한다.
수술 중에는 영상장비를 통해 뼈의 위치와 각도를 확인하며 정밀하게 교정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수술 시간은 한쪽 기준 약 20~30분 정도로 비교적 짧다.
최소침습 방식인 만큼 조직 손상이 적어 통증과 부종,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고 대부분 수술 다음날부터 특수 보조신발을 착용한 상태에서 보행이 가능하다. 입원 기간도 1~2일 정도로 짧으며 일반적으로 3~4주 후에는 일반 신발 착용이 가능하고 이후 점진적으로 일상생활과 가벼운 운동으로 복귀할 수 있다. 다만 달리기와 같은 격한 운동은 충분한 골유합 이후 시작해야 한다.
전준표 서울바른세상병원 원장은 "무지외반증은 단순히 발 모양이 변하는 미용적인 문제가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변형과 통증이 함께 진행되는 질환"이라며 "초기에는 보존적 치료로 증상 악화를 늦출 수 있지만 통증이 지속되고 기능적인 불편이 커진다면 환자의 변형 정도와 관절 상태를 정확히 평가한 뒤 적절한 무지외반증 수술법을 선택해야 한다. 최근 시행되는 MICA수술은 최소침습, 최소절개 방식으로 연부조직 손상을 줄이면서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지만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므로 충분한 진단을 바탕으로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수술 후에는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보조신발을 착용하고 체중 부하를 단계적으로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발가락 운동과 재활치료를 꾸준히 시행하면 회복에 도움이 되며, 무리한 운동이나 꽉 끼는 신발 착용은 일정 기간 피해야 한다.
전 원장은 “무지외반증을 예방하려면 굽이 낮고 앞볼이 넓은 신발을 선택하고 장시간 하이힐 착용을 줄여야 한다. 또한 발가락 스트레칭과 족욕, 발바닥 마사지 등으로 발의 피로를 관리하고 초기 통증이나 변형이 나타나면 방치하지 말고 조기에 진료를 받는 것이 증상 악화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