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장세 속 삼전·닉스 향방 주목…지수 착시 경고등도

지난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지난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글로벌 매크로 악재 속에서 변동성 장세를 이어가던 코스피가 지난주 가까스로 8000선을 방어했다. 다음주 증시는 주도주 향방의 가늠자가 될 삼성전자 실적 발표 등을 마주하게 되지만, 시장의 속사정은 밝지 않다. 지수가 8000선까지 올라오는 동안 시총 1조원 이상 기업 저변은 지수 6600선이던 두 달 전 수준을 되레 밑돌면서, 외형 성장 이면에 감춰진 구조적 양극화와 지수 착시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코스피는 전주 대비 322.87포인트(3.84%) 내린 8088.34로 한 주 거래를 마무리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로 1만피를 넘보던 지수는 인공지능(AI) 산업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과 글로벌 악재가 겹치며 급격한 조정에 직면했다. 특히 지난 2일에는 메타의 클라우드 진출 검토에 따른 AI 과잉투자 우려와 애플의 중국 메모리 업체 협상 소식 등이 악재로 작용,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급락하자 코스피도 하루 만에 7.89% 폭락했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3일에도 장 초반 7300대 후반까지 밀렸던 지수는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의 대규모 반발 매수가 유입되며 결국 8000선을 되찾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변동성 장세 속에서 오는 7일 예정된 삼성전자 2분기 잠정실적 발표와 10일 SK하이닉스 미국주식 예탁증서(ADR) 상장 등 주요 이벤트를 소화하며 방향성을 탐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국면에서 1차 촉매는 삼성전자 잠정 실적”이라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크게 상회하는 서프라이즈가 확인되면 메모리 업황 강세 신호로 작용하며 매도 심리를 보유 및 추격매수로 전환시키는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 같은 지수 회복 흐름이 전체 시장의 온기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코스피가 거친 요동 끝에 8000선을 되찾았지만,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인 ‘1조 클럽’ 종목(우선주 포함) 수는 오히려 지수가 6600선이던 두 달 전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6690.90이던 지난 4월 29일 사상 처음 400개를 돌파했던 1조 클럽 종목 수는 지수가 8000선을 넘어선 지난 3일 기준 314개로 급감했다. 지수가 두 달 새 1400포인트 가까이 폭등했음에도 시총 1조원 이상 기업 저변은 오히려 91개나 축소된 셈이다. 지수가 최고치(9114.55)를 찍었던 지난달 22일에도 유가증권시장 내 1조 클럽 종목은 233개에 불과해 4월 말(267개) 수준을 밑돌았다.

 

특히 코스닥 시장의 소외가 심화됐다. 4월 말 137개에 달했던 코스닥 1조 클럽은 두 달 만에 78개로 43%나 급감하며 비중 역시 7개월 만에 최저치(24.84%)로 떨어졌다. 반면 시총 10조원 이상 대형주는 같은 기간 79개에서 71개로 8개(10.1%) 줄어드는 데 그쳐, 중형주 이하 체급의 약세가 훨씬 가팔랐음을 보여줬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극소수 초대형 반도체주가 지수를 견인하면서 정작 허리층 기업들은 소외되는 ‘착시 장세’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 말 출시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이 같은 쏠림을 심화시켰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 ETF 상장 이후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의 시가총액 비중이 더욱 커지며 시장 변동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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