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와 체외충격파 등 비급여 치료에 대한 심사 강화 조치가 시행됐지만 이를 둘러싼 시장의 찬반 논란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과잉 진료를 잡아 실손 누수를 막아야 한다는 입장과 환자의 정당한 치료권 및 의사의 진료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붙는 모양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비급여 관리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이달부터 체외충격파 치료 횟수를 부위당 최대 6회, 연 최대 12회로 권장하는 기준을 전격 적용했다. 해당 횟수를 초과할 경우 실손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치료 대상 역시 어깨관절 석회성 건염과 회전근개 건변증, 팔꿈치 내·외측상과염, 족저근막염 등 7개 부위의 특정 질환으로 한정됐다.
도수치료를 ‘관리급여’로 편입하는 방안도 시행 중에 있다. 관리급여는 건강보험이 진료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급여와 환자가 비용을 전적으로 부담하는 비급여의 혼합 형태다. 현재 모든 병·의원의 도수치료 1회 가격은 4만3850원으로 통일됐다. 또한 도수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기본물리치료나 단순재활치료를 우선 시행해야 하며 이용 횟수 역시 부위를 불문하고 주 2회, 연간 총 15회로 제한됐다.
이처럼 정부가 비급여 물리치료에 강력한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은 위험 수위에 도달한 실손보험 적자 때문이다. 지난해 실손보험 적자 규모는 1조8700억원으로, 전년 적자액(1조6200억원)과 비교해 15.6%(2600억원) 증가했다.
지급보험금 항목별로는 과잉 진료 논란이 잦은 비급여 항목의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특히 도수치료 등 근골격계 질환 관련 보험금은 2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암·뇌·심혈관 등 중증 질환 보험금(2조6000억원)을 앞질렀다. 영양제 등 통원 비급여 주사제 보험금도 1조원에 달했다.
규제 조치가 본격화되면서 시장의 시선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보험업계와 일부 소비자들은 불가피한 조치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부 의료기관과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로 인한 보험금 누수를 막음으로써, 결과적으로 대다수 선의의 가입자들이 지게 될 ‘보험료 폭탄’ 부담을 저지하는 순기능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손해보험사 중 전체 보험료 내 실손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곳일수록 제도 변화에 따른 수혜가 집중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보건복지부 역시 “도수치료 관리급여 시행에 따라 의료기관별로 달랐던 도수치료 가격이 안정화되고, 불필요한 과잉 진료를 예방해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의료계와 현장의 반발은 거세다. 일선 의료기관에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치료를 중단하겠다는 병원이 늘고 있으며, 최근 소셜미디어(SNS)에는 권고사직을 당했다거나 퇴사했다는 물리치료사들의 글이 속출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환자의 선택권과 의사의 진료권을 침해하는 과도한 의료 통제”라는 비판이 터져 나온다.
이와 관련해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과 대한의사협회,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관리급여,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 토론회를 열고 실손보험과 비급여 관리 방향을 둘러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이봉근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관리급여는 환자가 비용 대부분을 부담하지만 정부가 가격과 횟수를 통제하는 구조”라며 “치료가 더 필요한 환자에게까지 일률적인 횟수 제한이 적용되면 결국 의료 접근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