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불법사금융 피해자 새로운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장에서는 불법사금융 피해를 단순한 채무 문제로 접근해서는 한계가 있다며, 채무조정과 법률지원은 물론 심리 회복과 생계 지원, 범죄 수단의 신속한 차단까지 아우르는 종합 대응체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8일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최근 불법사금융 피해 양상과 지원 현황을 들었다.
소병찬 신용회복위원회 피해자지원팀 선임은 최근 채무조정 신청자들의 채무 구조는 과거보다 훨씬 복잡해졌다고 입을 뗐다. 그는 “예전에는 금융권 대출이나 대부업 대출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소액결제 채무, 통신요금, 전기요금 등 생활 필수비용이 함께 얽힌 복합채무 형태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소액대출은 접근이 쉬고 연체 초기에는 다른 대출이나 소액결제로 상환이 가능해 이른바 ‘돌려막기’가 이뤄지기 쉽다.
겉으로는 연체 규모가 크지 않아 보여도 실제 생활 전반의 채무 부담은 빠르게 누적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불법사금융 피해 상담도 증가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재 전체 상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진 않지만, 관련 법 개정과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피해 구제 문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소 선임은 “2025년 대부업법 개정으로 연 60% 초과하는 초고금리 반사회적 대부 계약의 경우 원리금 전체가 무효가 될 수 있게 됐다”며 “국민 의식이 높아지고 단속이 강화되면 피해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불법 추심으로, 불법사금융업자들은 대출 과정에서 확보한 가족 연락처와 사진, SNS 계정 등을 이용해 피해자를 압박한다.
소 선임은 “피해자들은 인간관계와 직장생활이 무너질 수 있다는 공포 때문에 도움 요청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며 “심한 경우 직장을 그만두거나 주변과 연락을 끊고 극단적 선택을 고민할 정도로 심리적 위기에 빠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회복 속도 역시 초기 대응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그는 “빠르게 재기하는 사람들은 피해 사실을 숨기지 않고 초기에 전문기관 상담을 받는다”며 “대화 내용, 송금 내역 등 증빙 자료를 확보하고 구제 절차에 적극 협조할수록 지원도 빨라진다”고 말했다.
다만 채무조정만으로는 피해 회복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 선임은 “불법사금융 피해자들은 경제적 손실뿐 아니라 심각한 정신적 충격과 사회적 고립을 경험한다”며 “심리상담, 복지 지원, 고용 지원 등 종합적인 연계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