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 노인들의 소득 사정이 개선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가 국내외 통계에서 잇따라 확인됐다. 노인 빈곤율이 나란히 하락하며 사상 처음으로 30%대에 안착하는 성과를 거뒀다.
9일 국민연금연구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한눈에 보는 연금 2025(Pensions at a Glance 2025)’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 인구 소득 빈곤율은 39.7%를 기록했다. OECD 조사에서 한국의 노인 빈곤율이 30%대로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5년 49.6%에 달했던 빈곤율은 꾸준히 완화 흐름을 보인 바 있다.
국내 최신 지표 역시 이러한 개선 흐름을 뒷받침한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은 처분가능소득 기준 35.9%를 나타냈다. 최근 2년 연속 뒷걸음질 치던 국내 빈곤율이 3년 만에 반전에 성공하며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이로써 노인 10명 중 4명에 육박했던 빈곤층 비중은 3.5명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이 같은 개선세는 정부 복지 정책의 효과가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2024년 노인들이 스스로 벌어들인 근로·사업소득 등 ‘시장소득’ 기준 빈곤율은 54.9%로, 어르신 2명 중 1명 이상이 빈곤층에 속했다. 그러나 기초연금 등 공적 보조금을 합산한 ‘처분가능소득’ 빈곤율은 35.9%로 뚝 떨어지며 완화 효과가 뚜렷했다.
특히 시장소득과 처분가능소득 빈곤율의 격차는 2023년 17.3%포인트(p)에서 2024년 19%p로 한층 확대됐다. 노인들의 자체적인 소득 변화보다 국가가 지원하는 소득 보전 정책이 빈곤 탈출에 더 강력한 견인차 역할을 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국내외 지표가 역대 최저치를 경신하는 성과를 냈음에도,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한국 노인들이 마주한 경제적 궁핍은 여전히 압도적인 모습이다.
실제 OECD 회원국의 노인 소득 빈곤율 평균은 14.8%로, 한국(39.7%)은 이보다 2.7배나 높다. 게다가 한국은 노인 빈곤율이 전체 인구 빈곤율(14.9%)보다 무려 24.8%p 높아, 세대 간 빈곤 격차가 회원국 중 가장 극심한 나라라는 오명을 벗지 못했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