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그룹이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조성한 ‘청라 그룹헤드쿼터’ 준공을 계기로 본격적인 청라 시대를 연다. 단순한 사옥 이전을 넘어 계열사 집적을 통한 협업 강화, 디지털 전환 가속, 지역 밀착형 성장 전략을 한 축에 묶는 대형 재편이라는 점에서 금융권의 관심이 쏠린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9월부터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 등 10개 계열사 직원 약 2200명이 순차적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기존 청라 근무 인력까지 포함하면 총 4000여명의 금융 인력이 청라에 집결하게 된다.
◆5년 투자 결실…청라를 그룹 핵심 거점으로
하나금융의 청라 구상은 장기 프로젝트의 성격이 짙다. 하나금융은 2012년 청라 이전 청사진을 제시한 뒤 2017년 통합데이터센터, 2019년 하나글로벌캠퍼스를 차례로 조성했으며 이번 그룹헤드쿼터 준공으로 이른바 ‘하나드림타운’ 3단계 사업을 마무리하게 됐다.
새 그룹헤드쿼터는 지하 7층~지상 15층, 연면적 12만8503㎡ 규모다. 금융권에서는 하나금융의 이번 행보를 서울 중심 금융권 질서에서 벗어나 미래 성장축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청라는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 경제자유구역을 기반으로 바이오·첨단산업·글로벌 비즈니스 인프라가 결집하는 지역이다. 하나금융은 청라를 단순한 업무 공간이 아니라 미래 금융과 디지털 사업의 중심축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계열사 집결로 시너지 확대…AX·디지털 전환 속도
핵심은 집적 효과다. 하나금융지주를 비롯해 은행, 증권, 카드, 캐피탈, 생명, 저축은행 등 주요 계열사가 한데 모이면 의사결정 속도와 영업 효율이 동시에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이미 청라에 그룹 통합데이터센터와 IT 계열사 인력이 자리 잡고 있어, 금융 비즈니스와 디지털 인프라 간 결합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하나금융은 AI·데이터 역량을 축으로 AX 전환과 신사업 발굴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특히 그룹 내 연구·기술 조직과 관계사 간 협업 체계를 촘촘히 구축해 디지털 DNA를 내재화하고, 급변하는 금융산업 환경에 선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재배치가 비용 절감보다 생산성 혁신과 조직 민첩성 확보에 더 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평가다.
◆지역 상생까지 확대…‘뉴 하나 100년’ 시험대
하나금융의 청라 전략은 기업 내부 효율화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룹은 그동안 하나글로벌캠퍼스를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재난 이재민 임시 대피소, 국제행사 지원 공간 등으로 활용하며 지역사회와의 접점을 넓혀왔다. 앞으로도 인천 지역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 지원, 문화·체육 행사 후원, 공공서비스 연계 등 상생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다.
결국 청라 헤드쿼터는 하나금융의 새 성장 실험이 집약된 공간이 될 가능성이 크다. 계열사 협업, 디지털 전환, 지역 밀착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경우 청라는 하나금융의 ‘뉴 하나 100년’을 상징하는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다만 대규모 이전과 조직 재배치의 효과를 얼마나 빠르게 입증하느냐가 향후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