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부동산 정책] ‘집값 전쟁’ 이재명 정부 1년, 부동산 성적표는 낙제점

이재명 정부가 출범 이후 대출 규제 등 강력한 수요 억제책을 내놨지만 집값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서울 시내 부동산에 매물 정보가 붙어있다. 뉴시스
이재명 정부가 출범 이후 대출 규제 등 강력한 수요 억제책을 내놨지만 집값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서울 시내 부동산에 매물 정보가 붙어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부동산과 전쟁’을 선포했다. 출범 4개월 만에 규제책 2개(6·27, 10·15대책), 공급책 1개(9·7대책)를 내놓으며 부동산 정책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 대통령은 “불가능해 보였던 자본시장 정상화가 현실이 되는 것처럼 망국적 부동산 공화국을 해체하는 것 역시 결코 넘지 못할 벽은 아니”라며 “비정상인 부동산을 정상화하고 국민 삶의 실질적 개선을 위한 모두의 경제로 확실하게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7월 취임 첫 기자회견에선 부동산 대책에 대해 “공급·수요 억제책은 아직도 엄청나게 많이 남아있다”며 집값 통제에 대한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년여간의 부동산 성적만을 놓고 보면 낙제점에 가깝다는 평가다. 정부가 고강도 규제책과 공급 대책을 내놨지만 수도권 집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매물 잠김과 전월세 매물 실종 등 각종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고강도 대출 규제에 실수요자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과도한 규제가 청년층과 중산층의 주거 사다리를 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 집값 추이를 보면 시장은 정부 의도와 반대로 움직였다. 부동산114 시세 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년(2025년 6월~2026년 5월) 동안 서울 아파트 가격은 누적으로 15% 이상 급등했다. 전국 단위로는 9%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6·27대책, 10·15대책,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 부활 등 크게 3차례 초강력 대책이 시행된 점을 고려하면 정책 효과에 따라 가격 억눌림이 정말 있었는지 의심스러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별 지역으로 세분화해 살펴보면 현 정부 1년 사이 서울 광진구와 동작, 중구, 강동, 성동 등 비강남 지역에서 20% 이상 급등한 결과가 확인되며, 경기도에서는 성남, 광명, 하남, 안양, 용인, 과천 등에서 10% 이상 아파트 가격이 튀었다”고 짚었다. 

 

 임대차 시장에서도 혼란이 커졌다.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실거주 의무가 강화됐고, 갭투자 목적의 매입이 어려워졌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실거주 중심 대책이 강화하자 서울을 중심으로 전월세난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5월 주택종합 전월세 통합지수는 102.40로 집계됐다. 이는 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6월 이후 가장 높다. 매물이 줄면서 가격도 올라 지난달 서울의 평균 아파트 전셋값은 6억1372만원으로 처음 6억원을 넘겼다. 전월세 가격이 상승하면서 서민층의 주거 부담은 더욱 커졌다. 

 

 민심은 싸늘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 평가를 조사한 결과 ‘잘못한다’는 응답은 59.3%에 이르렀다. 특히 청년층에서 부정평가 비율이 높았다. 18세~20대에서는 부정평가가 70.7%로 긍정평가 19.1%를 크게 앞섰다. 30대 역시 부정평가 66.4%, 긍정평가 27.7%로 집계됐다. ‘내 집 마련’ 꿈이 좌절된 청년층의 분노가 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산층이 많은 40∼50대에서도 부정적인 여론이 우세했다. 40대에서는 부정평가는 59.2%로 긍정평가 36.1%보다 높았다. 50대는 부정평가 55.0%, 긍정평가 41.3%였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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