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판매가 20~40% 껑충…전 세계 PC 출하량 줄었다

메모리·스토리지 가격 급등하며 PC 가격도 올라
부품값 고공행진 속 향후 PC 판매 위축 지속 전망

올해 2분기 전 세계 데스크톱, 노트북 및 워크스테이션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인텔 AI PC 쇼케이스 전시존에 여러 브랜드의 노트북이 전시돼 있다. 오현승 기자

 

 메모리 반도체와 스토리지 가격이 크게 뛰면서 전 세계 PC 출하량이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당분간 주요 부품의 가격 인하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향후 PC 판매가격의 추가 상승에 따른 수요 위축이 불가피할 거란 분석이 나온다.

 

 16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 세계 데스크톱, 노트북 및 워크스테이션 출하량은 6570만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한 수준이다. 데스크톱 출하량은 1390만대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3% 줄었고 노트북 출하량은 5170만대로 4.2% 감소했다. 옴디아는 “올해 1분기 메모리와 스토리지 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2분기 제품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향후 추가적인 PC 판매가격 인상에 따른 위험을 줄이기 위한 선제 구매가 이뤄지며 판매량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지만 이후 경기 침체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주요 PC 제조사들은 이미 지난해 4분기 말부터 가격 인상을 시작해 분기별로 꾸준히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옴디아는 올해 2분기 PC 판매가격이 지난해 동기 대비 약 20~40% 정도 상승했다고 진단했다. 최근 애플이 맥북 전 제품군의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한 점도 시장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애플은 지난달 26일 보급형인 맥북 네오의 가격을 599달러에서 699달러로 올렸고, 맥북 에어(512GB)와 맥북 프로(1TB)의 가격도 각각 1099달러에서 1299달러, 1699달러에서 1999달러로 인상했다. 애플은 “메모리와 스토리지 수요가 폭증하면서 전례 없는 부품 가격 상승이 발생했다”면서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시점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연내 메모리와 스토리지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없다는 점에서 당분간 PC 수요 자체가 미뤄질 거란 관측도 나온다. 가파르게 뛴 가격에 부담을 느낀 기업들이 PC 교체 시기를 미루는 식으로 대응할 거란 얘기다. 옴디아가 지난달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B2B 소비사 중 53%는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하드웨어 교체 계획을 미루고 있다’고 답변했다. 소비사 중 7%는 아예 주문 자체를 취소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옴디아는 “메모리, 스토리지뿐만 아니라 적층세라믹콘덴서커패시터(MLCC) 및 인쇄회로기판(PCB)과 같은 다른 부품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PC 제조사들은 높은 비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로 인해 하반기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런데도 여타 소비자 가전 부문에 견줘선 소비 둔화세가 완만할 거란 전망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현재 설치된 PC의 약 40%가 여전히 윈도우 10 또는 이전 버전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상당수의 PC가 여전히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는 걸 시사한다”면서 “PC 시장의 하락세는 다른 소비자 가전 부문에 비해 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글로벌 PC시장에선 레노버(25.3%), HP(19.8%), 델(14.1%), 애플(11.1%), 에이수스(7.6%) 등 5개사의 점유율이 전체의 78%를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규모 OEM 업체들은 판매량이 정체되거나 감소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소규모 OEM 중에선 필수 부품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고, 수익성이 낮은 모델에서 보다 지속 가능한 중급 및 고급 시장으로 사업 초점을 성공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 업체만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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