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코스피가 하루 단위로 급등락하는 역대급 변동성을 보인 가운데 이번주 증시는 인공지능(AI) 투자 우려를 판가름할 미국 빅테크 실적에 따라 방향성을 잡을 전망이다. 특히 국내 기술주 수급의 분수령이 될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실적 가이던스가 반도체 업황 불안감을 해소하고 투자심리를 되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3일 8.95% 급락하며 6806.93선까지 밀려났다. 이틀 뒤인 15일 6.24% 반등(7284.41)하며 간신히 숨을 고르는 듯했으나, 하루 만인 16일 다시 6.37% 하락하며 6800선에서 장을 마감했다.
최근 이 같은 급등락 장세의 배경에는 AI 투자 둔화 우려와 반도체 업황에 대한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다. 뉴욕주의 대형 데이터센터 인허가 중단과 AI 인프라 투자 속도 조절론 등이 겹치면서, 국내 증시의 주축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크게 확대됐다.
이에 따라 시장의 시선은 이번주 국내외 증시의 향방을 가를 미국 빅테크 실적 발표로 향하고 있다. 특히 오는 23일 새벽(한국시간) 공개되는 알파벳의 성적표가 최근 시장을 짓누른 AI 투자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증시 조정의 원인은 AI 설비투자(CAPEX)에 대한 의구심과 메모리 이익 증가세를 둘러싼 논란”이라며 “알파벳 실적에서 CAPEX 가이던스와 반도체 공급 부족, 장기공급계약(LTA)에 대한 회사 측 설명이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알파벳을 시작으로 한 빅테크의 실적 발표에서 AI CAPEX 지속성이 확인될 경우 국내 반도체 투자심리가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 강 연구원의 분석이다.
이번주 국내외 증시가 알파벳 실적 등 대외 변수에 주목하며 주간 향방을 탐색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수급 측면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현물 주식 시장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상반된 매매 동향을 보였다. 현물 주식은 처분하면서도, ETF 시장을 통해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는 포트폴리오 조정을 진행한 것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6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2조1022억원, 코스닥시장에서 3381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12거래일 중 8거래일 동안 매도 우위였으며, 특히 1일부터 7일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ETF 시장에서는 국내 ETF를 5937억원 순매수했다. 일별로는 1일과 6일을 제외한 10거래일에서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실제 국내 주식형 ETF 시장에서는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과 지수 하락 시 수익을 내는 인버스 상품이 함께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산 ETF는 ‘KODEX 레버리지’로 순매수액은 1950억원이었다. 전체 국내 증시 순매수 종목 기준 9위다. 이어 ‘KODEX 200’이 1806억원으로 전체 종목 중 10위에 올랐으며,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 역시 1300억원의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도 순매수와 순매도 상위권에 모두 진입했으나 종목별 흐름은 엇갈렸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7종을 총 227억원 순매수한 반면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7종은 1221억원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