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에 격한 조정을 겪고 있는 코스피가 올 하반기 8000포인트 수준까지 회복할 것이란 전망이 21일 나왔다. 지난주 정부가 내놓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보완대책에 대해선 미봉책이란 평가가 나온다.
문형진 하나증권 용산WM센터 VIP PB팀장은 이날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와의 인터뷰에서 하반기 코스피 전망에 대해 “최근 다시 격화하고 있는 중동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변동성 확대는 일시적 요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문샷 AI의 초대형 모델 ‘키미 K3’ 역시 구동에 막대한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필요로 하는 만큼, 오히려 국내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는 긍정적인 요소라고 문 팀장은 짚었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증시 부양에 나설 유인이 크다는 점도 우호적인 변수로 꼽았다.
문 팀장은 “이에 하반기 코스피는 7500∼8000포인트 수준까지 회복할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최근 증시 변동성을 키운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레버리지 ETF 관련 대책에 대해선 전문가들은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상장폐지를 할 수 없다면 진입 장벽을 높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부와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매매에 필요한 기본예탁금을 기존 1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3배 올리는 내용 등을 담은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김 교수는 “예탁금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면서도 이번 보완대책의 실효성을 묻는 말에는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예탁금 요건을 3000만원으로 상향하는 걸로는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실제 정부대책이 하루아침에 눈에 띄는 효과를 내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코스콤 ETF 체크 등에 따르면 당국의 보완대책이 발표된 후 첫 거래일인 지난 20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16종(인버스 2종 포함)의 거래대금은 12조3264억원으로 집계됐다. 발표 당일인 지난 16일 같은 거래대금이 12조1674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별다른 차이가 없었던 셈이다.
김 교수는 올들어 코스피가 가파르게 상승한 점을 언급하며 “코스피가 박스권에서 움직일 때 도입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졌을 것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이 이른 감이 없지 않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문 팀장 또한 “관련 물량이 더 불어나기 전에 정리매매 기간을 충분히 둔 질서 있는 단계적 상장폐지를 통해 변동성의 원인 자체를 제거하는 근본적 처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하면서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주가가 위아래로 출렁일수록 외부 투기세력과 유동성공급자(LP)가 차익거래로 수익을 가져가는 구조여서 개인 투자자에게 근본적으로 불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쏠림을 피해 광통신∙전력반도체∙금융∙헬스케어 등 미국의 다양한 섹터로 지역과 통화를 분산하는 글로벌 분산투자가 유효한 대안”이라고 조언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