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연 7.5%를 돌파한 데 이어 연 8% 진입을 눈앞에 두면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극에 달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80∼7.54%로 집계됐다. 3개월 전인 지난 4월 21일(연 4.16~6.76%) 대비 상단이 0.78%포인트 뛰었고, 6개월 전(연 4.26~6.69%)과 비교하면 0.85%포인트나 오른 수치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의 상단 금리가 6개월간 1.30%포인트 상승하며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연 4.11~6.58%) 역시 지표인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3.05%로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이 같은 금리 폭등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0.25%포인트) 및 추가 인상 시그널과 함께 지표 금리인 은행채 금리가 급등한 영향이 크다. 지난 20일 은행채 5년물(AAA·무보증) 금리는 연 4.478%로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에서는 긴축 기조가 이어질 경우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주담대 최고금리가 연 8%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더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 속에서 주요 은행들은 주담대 모기지보험(MCI·MCG) 가입을 전면 중단하고, 대출모집인 접수 중단 및 대출 한도 축소(국민은행 6억→3억원) 등 거센 대출 억제 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부동산 담보 대출을 줄이고 첨단·벤처기업으로 자금을 흘려보내려는 생산적 금융 패러다임 전환이 대출 한파를 한층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한편 은행권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함께 내부 수익성 방어 및 리스크 대응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 과징금 여파, 교육세 인상, ELS 배상금 부담 등으로 실질 순이자마진(NIM)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여기에 본격 가동된 책무구조도 관련 내부통제 강화와 AX(AI 전환) 인프라 구축, 디지털 뱅크런 대비 비용까지 크게 늘어난 상태다. 금리 급등과 대출 절벽이 격화되는 가운데, 금융지주들은 지배구조 재편과 밸류업 요구 속에서 가계부채 관리와 건전성 연착륙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랐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