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의 국민순자산이 2경4000조원을 넘어섰다. 부동산 가치 상승에 힘입어 가계 자산도 크게 늘면서 1인당 가계순자산은 2억7475만원으로 전년보다 9.1%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5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민순자산은 2경4561조원으로 전년보다 531조원(2.2%) 증가했다. 순자산 규모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증가율은 전년 5.0%에서 2.2%로 낮아졌다.
국민순자산은 한 나라가 보유한 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값으로 국가 경제의 실질적인 부를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해 순자산이 늘어난 것은 비금융자산 증가세가 확대된 영향이 컸다.
비금융자산은 2경3291조원으로 전년보다 857조원(3.8%) 증가했다. 생산자산은 건설자산과 설비자산, 지식재산생산물을 중심으로 303조원 늘었고, 비생산자산은 토지자산을 중심으로 555조원 증가했다.
◆토지·주택 가치 상승이 자산 증가 견인
특히 토지 가치 상승이 두드러진 모습을 보였는데, 지난해 말 전국 토지 시가총액은 1경2660조원으로 전년보다 554조원(4.6%) 증가했다. 주택시가총액은 7710조원으로 전년 말 대비 571조원 증가했으며 증가폭은 전년(269조원)보다 확대됐다.
서울 토지 시가총액은 4507조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를 기록했고 경기(3492조원), 인천(580조원), 부산(562조원)이 뒤를 이었다. 전국 대비 권역별 주택시가총액의 비중은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이 70.4%로 전년말(68.6%)에 비해 1.8%포인트 상승한 반면, 비수도권은 29.6%로 전년말(31.4%) 대비 하락했다. 이에 전국 주택시가총액 증가율(8.0%)에 대한 권역별 기여도는 수도권이 7.4%포인트로 대부분의 기여율(92.8%)을 차지했다.
주택시장 회복세도 국민 자산 증가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말 주택 시가총액은 7710조원으로 전년보다 571조원(8.0%) 증가했다. 증가 폭은 전년의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서울 주택 시가총액은 2894조원, 경기는 2192조원으로 집계됐다.
◆순금융자산 감소…가계는 늘고 기업은 줄고
반면 금융부문에서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순금융자산은 1271조원으로 전년보다 326조원(20.4%) 감소하며 증가세에서 감소세로 전환됐다. 금융자산이 2794조원 늘었지만 금융부채가 3120조원 증가하면서 증가분을 상쇄했다.
국내 증시가 해외 주요국보다 큰 폭으로 상승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코스피 상승률은 75.6%로 미국 S&P500(16.4%), 유럽 Euro Stoxx50(18.3%)을 크게 웃돌았다. 이에 따라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 가치가 우리 국민이 보유한 해외 주식 가치보다 더 크게 늘어나면서 순금융자산이 감소했다.
실제로 국민순자산 증가 요인을 보면 자산 순취득 등 거래요인 기여도는 319조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확대됐지만, 자산가격 변동 등에 따른 거래외요인은 212조원으로 전년 833조원에서 크게 줄었다.
경제 주체별로는 가계가 가장 큰 수혜를 입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 순자산은 1경4200조원으로 전년보다 1167조원(9.0%) 증가했다. 이에 따라 1인당 가계순자산은 2억7475만원, 가구당 순자산은 6억3427만원으로 각각 9% 안팎 늘었다. 2024년말 기준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미국, 호주 등 주요국보다 1인당 가계순자산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나 일본은 소폭 상회했다. 반면 비금융법인은 순자산이 3657조원으로 21.6%(1005조원) 감소했다. 국내 증시 강세로 기업이 발행한 주식 가치가 상승하면서 국민계정상 금융부채가 늘어난 영향이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