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반짝하는 이른바 ‘시즌 가전’ 성격을 띠던 얼음정수기가 점차 필수 가전으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얼죽아(아이스 음료 선호)’ 트렌드와 홈카페 문화 확산도 이러한 흐름에 한몫했다. 얼음정수기 시장은 약 6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는데, 이는 전체 정수기 시장의 약 20%에 달한다. 부피만 크고 위생 수준은 불안하다는 걱정은 옛말. 주요 업체들은 제빙 성능 및 얼음 보관 능력, 슬림한 디자인 및 살균 시스템 등 내세워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코웨이는 ‘아이콘 얼음정수기 5종(미니·스탠다드·맥스·오리지널·RO)’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 제품은 얼음이 만들어지고 나오는 곳까지 모든 곳을 UV 살균해 세균을 99.9% 제거해 위생성을 높였다. ‘듀얼 쾌속 제빙 기술’ 과 ‘크리스털 제빙 시스템’ 을 적용한 점도 특징이다. 이를 통해 물 속 기포를 제거해 투명하고 단단한 얼음을 생산하며, 냉각 효율을 극대화해 빠른 시간 내에 얼음을 생성할 수 있다. 코웨이 관계자는 “지난달 얼음정수기 신규 렌탈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SK인텔릭스의 SK매직은 지난 4월 ‘메가 아이스 얼음정수기’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일반적인 얼음(약 11g) 대비 두 배 이상 큰 ‘메가 아이스(약 25g)’를 만들 수 있다. 업계 최대 얼음 크기다. 한 번의 출빙으로 대용량 컵을 가득 채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단단하고 투명한 빙질의 얼음이 쉽게 녹지 않는다는 점도 회사 측이 내세우는 장점이다. 메가모드 설정 시 일일 제빙량은 5.7㎏이며, 1.1㎏의 대용량 아이스룸을 탑재해 넉넉한 얼음 사용이 가능하다. SK매직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연 1회 아이스룸 주요 부품 무상 교체 서비스도 제공한다.
쿠쿠는 지난 4월 콤팩트한 사이즈가 장점인 ‘제로 100 미니 얼음정수기’를 내놨다. 이 제품의 가로 너비는 19㎝에 불과해 좁은 주방, 원룸 및 소형 오피스 등에 적합한 사이즈다. 제로 100 미니 얼음정수기는 얼음 사용량이 많을 경우 제빙 효율을 높이는 쾌속 제빙 모드도 탑재해 얼음 생성 시간을 줄였다. 특히 5개의 에바 핑거를 적용해 1회 제빙 시 얼음 5개를 동시에 생성할 수 있으며, 하루 최대 약 600알(15℃ 실험 환경 조건에서 작은 얼음 기준)의 얼음을 만들어낸다.
2003년 세계 최초로 얼음정수기를 선보인 청호나이스는 직수 얼음정수기인 ‘The M 얼음정수기’를 통해 기술력을 뽐내고 있다. 이 제품의 일 제빙량은 최대 6.7㎏이며 일 최대 약 770알(쾌속제빙모드, 약 7g짜리 얼음 기준)의 얼음을 생성할 수 있다. 5일에 한 번 직수 유로 및 얼음트레이를 전기분해방식으로 자동 살균해 위생 수준도 높였다.
LG전자가 지난 16일 내놓은 ‘LG 퓨리케어 AI 냉동얼음정수기’는 AI 음성 제어와 AI 맞춤 기능이 특징이다. 사용자가 “하이 엘지”라고 부른 후 “차가운 물 200㎖ 줘”라고 명령하면 정수기가 자연어 음성 명령을 이해해 명령을 수행한다. 신제품은 AI홈 허브 역할도 한다. 세탁기를 비롯해 ▲건조기 ▲청소로봇 ▲에어컨 ▲공기청정기 ▲제습기 ▲광파오븐 ▲냉장고 ▲식기세척기 등을 음성 명령을 통해 제어할 수 있다. 위생 관리 기능도 유지했다. 올 퓨리 필터 시스템은 중금속 9종을 걸러주고 노로바이러스를 99.99% 제거한다. 제품에 적용된 고온 살균 기능은 내부 스테인리스 소재의 직수관을 주 1회 자동으로 살균한다. 김재일 LG전자 HS사업본부 키친솔루션사업부장은 “주거 공간과 고객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정수기 라인업을 확대하고, AI로 보다 편리한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