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상반기 지역경제 '양극화'…반도체 호조 속 수도권·충청권 회복세”

부산 남구 신선대(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시스
부산 남구 신선대(아래) 및 감만(위) 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시스

올해 상반기 대한민국 지역경제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반도체 호황’과 ‘중동사태 악재’로 인한 지역 간·산업 간 양극화다.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폭발로 수도권과 충청권 중심의 첨단 제조업은 강력한 회복세를 보인 반면,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고유가·원자재난은 동남권과 호남권의 석유화학·정제 산업을 직격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26년 7월 지역경제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권역별 경기는 수도권이 확연한 개선세를 나타낸 가운데 충청권·대경권·제주권은 소폭 개선됐고, 동남권·호남권·강원권은 보합세에 머물렀다.

 

전국적인 경기 회복을 이끈 주역은 단연 반도체다. AI 서비스가 추론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다. D램(DDR5 16Gb) 고정거래가격은 2025년 9월 6.10달러에서 2026년 6월 40.00달러로 약 6.5배 상승했으며, 낸드플래시(MLC 128Gb)는 동기간 3.79달러에서 28.82달러로 7.6배 뛰어올랐다. 이에 따라 2026년 상반기 전국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60.8% 급증한 1,932.9억 달러를 기록, 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면 중동사태 및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는 석유정제·석유화학 산업에 가혹한 타격을 주었다. 원유 수급 차질과 가동률 축소로 동남권과 호남권의 제조업 생산은 전년 하반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자동차 산업 역시 지난 3월 발생한 엔진밸브 주요 공급처(안전공업)의 화재로 인한 부품 수급 차질과 수입차 시장 점유율 확대(22.8%)가 겹치며 수도권·동남·충청권에서 생산이 보합 또는 감소세를 나타냈다.

 

한편 방위산업 중심지인 경남은 K2 전차, K9 자주포 등의 수출 인도 본격화로 무기류 수출이 2021년 1억1000만달러에서 2025년 42억1000만달러로 38배 이상 폭증하며 독보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민간소비는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자체 소비진작책, 증시 호조(올해 상반기 코스피 평균 6347포인트)에 따른 자산효과에 힘입어 전 권역에서 소폭 증가했다. 지난 1~5월 방한 외래관광객은 872만명으로  21% 늘어나며 도소매 및 숙박·음식점업 활성화에 기여했다.

 

그러나 고물가 및 부동산 시장 차별화는 과제로 남았다. 중동사태로 석유류 가격이 급등하며 전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2.7%로 오름폭이 확대됐다. 주택매매가격은 서울·수도권(0.40%)과 동남권(0.11%)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수도권 매매거래량이 20.2% 증가한 반면, 제주(-0.15%)와 대경(-0.05%)은 미분양 주택 적체 등으로 하락세가 지속됐다.

 

한은은 “하반기에도 AI 반도체 및 방산 호황이 상방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중동 지정학적 불확실성, 미 관세 정책, 고공행진 중인 공사비에 따른 건설업 부진이 하방 리스크로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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