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사태에도 국내 정유사 실적개선… 수출효자 ‘이것’ 덕분

-윤활기유 가격·수요 ‘껑충’… 국내외 생산거점·판매망 운영효과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 울산CLX 전경. SK이노베이션 제공

 

 국내 수요 정유사들이 중동 사태에도 올해 2분기 실적 개선을 달성했다. 세계 시장에서 주목 받은 ‘K-윤활기유’의 활약 덕분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산 프리미엄 윤활기유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전쟁 장기화 속 중동지역 설비 피해에 따른 공급 부족에 국산 윤활기유의 존재감이 더욱 짙어진 것. 윤활기유는 엔진오일과 산업용 윤활유 등의 원료이며, 고급 윤활기유의 경우 국산 제품이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이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실적을 공시하며 영업이익 3조487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년 전 4016억원 영업손실에서 대반전을 일궜다. 특히 윤활유 사업을 담당하는 SK엔무브가 전년 동기(1345억원)보다 414.4% 증가한 6919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에쓰오일도 이날 2분기 영업이익이 965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손실 3440억원)와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고 공시했다. 그 중 윤활 부문 영업이익은 4774억원에 이르렀다. 에쓰오일 측은 “정유 부문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했으나, 윤활 부문의 역대 최고 수준 분기 영업이익이 이를 상당 부분 만회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글로벌 윤활기유 시장은 중동발 공급 차질로 크게 불안정해졌다. 카타르 라스라판 산업단지에 있는 ‘펄 GTL’ 설비가 심각한 피해를 입어 가동에 차질이 발생한 탓이다. 해당 설비는 고성능 내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에 쓰이는 프리미엄 제품인 그룹3 윤활기유의 글로벌 공급량 중 약 30%를 담당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중동발 공급 부족에 따라 1년 전 배럴당 70달러 초반대였던 윤활기유 스프레드가 올해 2분기 160달러대로 2배 급등했다. 제품과 원재료 가격차를 뜻하는 스프레드는 정유업계의 대표적 수익성 지표다.

 

 SK엔무브와 에쓰오일이 생산하는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도 급증했다. 이들 업체는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40%에 달하는데다 품질 경쟁력, 글로벌 판매망까지 갖춰 최근 발생한 공급난에 대응할 수 있는 유일한 대체 공급망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페인 렙솔,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 미국 엑손모빌과 쉐브론 등이 그룹3 윤활기유를 생산할 수 있지만, 단기간 급증한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생산능력(CAPA)이 제한적인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중동발 공급 부족이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장기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국영 카타르에너지는 일부 장기계약 물량의 불가항력을 선언하면서 펄 GTL 복구에 1년이 넘게 걸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국내 기업들이 국내외 생산거점과 판매망을 동시에 운영해온 덕분에 국내 공급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정부도 지난 4월부터 윤활유 품귀 가능성에 대비해 수급 상황과 가격 동향을 점검하며 시장 관리에 나섰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이번 정유사들의 실적 개선은 글로벌 시황 개선과 함께 국내외 생산거점의 안정적 운영 및 판매망 효율화가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며 “면밀한 모니터링을 통해 시황 변동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실적 개선세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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