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릴까. 지난 2월말부터 중동에서 전쟁 중인 미국과 이란이 3일 나란히 호르무즈 개방에 대한 긍정 기류를 내비쳤다. 이에 따라 국제 유가 등 국내 경제계도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4.5% 하락한 배럴당 80.85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의 기준인 브렌트유도 7% 내린 배럴당 83.79달러에 거래됐다.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와 관련, 이란과 합의에 도달했음을 시사하면서 대화 재개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워싱턴 DC로 복귀하는 전용기에서 백악관 출입 기자들에게 4일 이란과의 대화를 예고하며 “호르무즈에 관한 합의가 있다. 협상의 형태로 그들과 대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 다음 핵 문제에 관한 합의, 또는 이란의 비핵화라고 부를 수 있는 합의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 측도 이날 호르무즈 해협 관리에 대한 오만과의 협의가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알렸다. 이란과 오만의 협의는 지난 6월 미국과 이란이 서명한 호르무즈 개방 합의의 핵심을 이루는 사안이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자국 국영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란과 오만이 수용할 수 있는 항로에 대한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며 “이는 북측 항로도 남측 항로도 아니지만 양국의 주권을 존중하고 우리의 국익과 안보를 수호하는 항로”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북측 항로는 이란이 지정해 권고 중인 이란에 가까운 항로이고, 남측 항로는 미국이 상선들을 호위하는 오만에 가까운 항로다. 그동안 이란은 남측 항로를 통과하는 선박을 공격해왔다. 이에 미국이 호르무즈 연안의 이란 군사시설을 폭격하고 이란이 중동 내 미군기지에 맞불을 놓는 보복과 재보복의 악순환이 이어졌다.
갈등이 격화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에 대규모 공세를 가할 계획을 세웠으나 걸프국들의 만류로 공격을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주변국들이 전쟁 확산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인 가운데 특히 오만이 적극적인 자세로 이란과 대화에 나서며 물꼬를 튼 셈이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