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와 통신사, 수사기관이 보유한 보이스피싱 의심정보를 한곳에 모아 신속히 차단·수사하는 다부처 정보공유 체계가 본격 가동된다.
4일 금융위원회는 개정된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및 시행령이 이날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으로 금융회사와 전기통신사업자, 경찰 등 수사기관은 정보 주체의 별도 동의 없이도 보이스피싱 관련 의심정보를 공유·활용할 수 있게 됐다.
그간 은행권은 자체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을 활용해 보이스피싱 의심 거래를 추적해 왔으나, 금융권 내부 정보만으로는 범죄 수법의 고도화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특히 개별 동의 없는 정보 공유의 법적 근거가 부재해 신속한 초기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번 법령 시행에 따라 금융·통신·수사기관을 아우르는 정보공유분석 인공지능(AI) 플랫폼 ‘ASAP’이 본격 가동된다. 공유 대상은 사기이용계좌의 계좌번호, 거래내역, 명의인 정보뿐만 아니라 범죄에 사용된 전화번호, 악성 앱 등 개인정보 수집 프로그램 관련 정보, 금융사의 피해의심거래 탐지정보까지 포함된다.
각 기관은 집중 분석된 정보를 전달받아 전화번호 긴급 차단, 계좌 지급정지, 범죄 수사 등에 즉각 활용할 수 있다.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금융실명법, 신용정보법 등 정보제공을 제한하는 타 법률 적용을 배제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
금융당국은 정보공유분석기관으로 금융보안원을 지정해 전문적인 데이터 분석을 맡겼다. 은행권에만 한정됐던 공유 네트워크에 통신사와 수사기관, 제2금융권, 가상자산사업자까지 참여하면서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입체적이고 선제적인 차단망이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