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침해해도 면책?…이통3사 불공정약관 손본다

서울시내 휴대폰판매점 앞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내 휴대폰판매점 앞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개인정보 침해 사고 또는 통신 서비스 장애 발생 시 회사의 책임을 제한하는 등 불공정 약관 조항을 공정거래위원회 지적에 따라 시정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3사의 통신서비스 이용약관을 심사한 결과 4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 조항을 발견하고 자진 시정을 요청했다고 6일 밝혔다.

 

공정위는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고 있고, 통신 서비스는 대다수 국민이 이용해 사업자가 보유·관리하는 개인정보 규모가 방대한 점을 고려해 약관을 전반적으로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시정 대상은 ▲개인정보 침해사고 면책 ▲아이디·비밀번호 관련 책임 전가 ▲서비스 제공 관련 손해배상 제한·면책 ▲묵시적 의사표시에 대한 동의 간주 조항이다.

 

통신 3사는 공통적으로 개인정보 침해사고와 관련한 면책 조항을 두고 있었다. 예를 들어 비암호화된 와이파이 구간에서 정보가 유출되거나 사설전화교환시스템이 해킹된 경우 통신사의 책임을 일률적으로 면제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공정위는 개인정보 침해사고에 따른 사업자 손해배상 책임을 제한하고 이용자에게 관련 책임을 부담하도록 떠넘기는 조항으로, 약관법 7조에 따라 무효라고 지적했다. 이에 사업자들이 사고 발생 시 사업자의 고의·과실 등 귀책 사유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부담하도록 해 이용자와 사업자가 합리적으로 책임을 분담하도록 했다.

 

3사는 서비스 제공 관련 손해배상 제한·면책 조항에 대해서도 공통으로 지적받았다. 통신 장애 발생 시 이용자의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면 사업자의 귀책 여부를 고려하지 않고 이용자가 전적으로 책임지도록 사업자를 면책하고 있었다.

 

공정위는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이용자와 사업자 모두 귀책 사유가 있는 경우 그 책임은 각자의 귀책 비율에 따라 나눠야 한다”고 지적하며 책임 면제 사유가 아닌 감면 사유를 명확히 하도록 했다.

 

LG유플러스 약관에서는 회원의 아이디와 비밀번호와 관련해 사업자의 책임 수준을 ‘회사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로 한정한 조항도 발견됐다. 공정위는 책임 범위를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뿐만 아니라 과실로 인한 손해까지 포함하도록 약관을 고치게 했다.

 

KT는 약관 개정이나 계약 해지 사유가 발생한 경우 해당 내용을 미리 안내하고 일정 기간 내에 회원이 이를 명시적으로 거부하는 의사를 표명하지 않으면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조항을 지적받았다. 공정위는 명확히 고지한 경우에 묵시적 동의가 성립하도록 약관을 수정하도록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통신사업자의 개인정보 보안과 서비스 관리 책임을 강화하고 이용자가 안심하고 통신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불공정 약관을 지속해서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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