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3일 발표한 주택 공급 대책에 대해 여야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후속 입법을 신속히 추진해 주거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한 반면 국민의힘은 정책의 실효성을 문제 삼았다.
박지혜 민주당 대변인은 13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이번 대책은 획기적인 공급 속도 단축을 통해 시장의 불안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부동산 시장을 조속히 안정시키기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담긴 종합대책"이라고 밝혔다. 그는 "과감한 주택공급 속도 개선 및 민간 금융·세제 개선, 결혼 페널티 완화 및 전월세 부담 완화를 통한 주거 사다리 등 그동안 시장의 불안을 해소할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정부 대책에 맞춰 국회 차원의 후속 입법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당내 '주택시장안정화 태스크포스(TF)'를 기존 공급 중심에서 공급·세제·금융을 아우르는 종합대책 기구로 확대·개편하기로 한 만큼 관련 상임위원회와 정부 부처 간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박 대변인은 "당정은 속도감 있는 후속 입법과 차질 없는 정책 추진으로 주거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며 "특히 최근 불안정한 전월세 시장의 조기 안정을 위해 당정은 단기 공급 대책 마련에도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한병도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부동산 대책과 관련해 "국토교통위원회를 필두로 정무위원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등 유관 상임위의 역량을 하나로 모아서 공급과 금융, 세제와 입법 과제를 종합적으로 조율하겠다"며 "정부 대책이 현장에서 차질 없이 실행되도록 빈틈없이 챙기겠다"고 했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부가 발표한 주택 공급 대책에 대해 "현장에서 요구해 온 핵심 규제 개선이 빠졌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금과 실거주'에서 '충분하고 지속적인 공급 확대'로!'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정부 정책에 대한 조목조목조목 비판하는 동시에 대안을 제시했다. 먼저 오 시장은 정비사업 규제 완화의 폭이 부족하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이번 대책에 서울시가 제안한 정비사업 규제 개선 사항 중 일부가 반영된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규제 완화,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 완화 등 현장에서 요구해 온 핵심적인 사항들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조치로 현장의 숨통이 일부 트일 수는 있겠지만, 어려움이 완전히 해소될 수는 없다"며 "주택공급이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일부에 그치거나 시늉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현장의 사업성을 실질적으로 높이고 사업 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정도의 과감한 규제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 시장은 지난 3일 발표된 세제개편안을 비롯한 정부의 '실거주 의무' 중심의 부동산 정책 기조를 직격했다. 그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거주'에 지나치게 집착한 정책으로 사실상 국민의 거주이전 자유까지 제약하는 상황이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라며 "문제가 생길 때마다 예외 조항을 덧붙이는 '누더기 처방'으로는 시장의 혼란만 키울 뿐"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실거주 집착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는 것이 임대차 시장의 불안과 전월세 대란을 해소하는 첫걸음"이라고 덧붙였다.
'그린벨트 해제' 카드에 대해서도 재차 반대했다. 오 시장은 "그린벨트 해제는 정부의 권한이지만, 녹지 훼손은 최후의 수단이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은 "기만적 대출 권장책", "재탕식 정책"이라고 비판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 정부가 발표한 주택 공급 대책은 국민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는커녕 깊은 실망과 허탈감만 안겨준 '맹탕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수도권에 23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며 장밋빛 숫자를 제시했지만, 정작 시장이 가장 원하는 서울 도심 공급은 강서구 염창공원 부지 1천호가 전부"라고 지적했다. 또 "이번 대책의 본질은 결국 대출"이라며 "정부는 공급 대책을 뒷받침한다는 명분으로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를 당초 1.5%에서 3%로 완화했다. 정부가 앞장서 국민을 빚더미로 떠미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국 시장이 원하는 서울 도심 공급은 외면한 채 국민에게 빚을 내 버티라고 권하는 기만적인 '대출 권장책'"이라고 비판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