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은행 노동조합이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에게 본점 부산 이전에 대한 명확한 반대 입장을 밝히고 정부를 상대로 이전공공기관 지정 해제에 직접 나설 것을 촉구했다. 본점 이전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가운데 노조는 이전이 재추진될 경우 총파업을 포함한 강경 대응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지부는 18일 성명서를 내고 “박 회장은 취임 첫날의 소신을 이제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박 회장은 지난해 9월 15일 취임 첫날 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 산업은행 본점 이전과 관련해 “금융을 부산으로 옮긴다고 국가 산업 발전 기여도가 더 높아지겠느냐. 저는 아니라고 본다”며 서울에 본점을 두는 것이 맞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국토교통부의 부산 이전공공기관 지정에 대해서도 ‘깨끗한 백지에 묻은 연필자국’에 비유하며 지정 해제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고 노조는 전했다.
노조는 박 회장이 산업은행에서 30년간 근무한 최초의 내부 출신 회장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본점 이전이 정책금융 수행 역량과 전문인력, 금융산업 경쟁력에 미칠 영향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임 강석훈 회장 재임 당시 부산 이전 추진 과정에서 전문인력 이탈과 노사 갈등이 발생했다는 점도 거론했다.
특히 산업은행이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반도체·인공지능(AI)·미래에너지 등 국가전략산업을 지원해야 하는 상황에서 본점 이전 논란으로 조직 안정성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11일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 노동자 약 2500명이 국책은행 본점 이전 반대 집회를 연 점도 근거로 들었다.
노조는 박 회장에게 ▲본점 이전 반대 입장 공개 표명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 제외를 정부에 직접 건의 ▲정책금융 수행 역량 유지를 위한 대응 ▲부산 이전공공기관 지정 해제를 위한 절차 착수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산업은행 이전이 강행된다면 집회와 대외투쟁은 물론 총파업을 포함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검토할 것”이라며 “이제 박 회장이 행동으로 답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