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대산 1호 프로젝트'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

HD현대오일뱅크 직원들이 충남 대산공장에서 안티에이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HD현대오일뱅크 직원들이 충남 대산공장에서 안티에이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뉴시스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의 ‘대산 1호’ 사업재편을 조건부 승인했다. 다만 저밀도폴리에틸렌(LDPE)과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VA) 등 일부 범용 화학제품 시장에서 시장에서 경쟁 제한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향후 5년간 가격 인상률을 제한하고 공급을 유지하도록 하는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공정위는 20일 롯데케미칼·롯데대산석화·HD현대오일뱅크·HD현대케미칼이 추진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합은 HD현대케미칼이 롯데대산석화를 흡수합병하고 롯데케미칼이 합병 대가로 HD현대케미칼 주식을 추가 취득하는 방식이다. 롯데대산석화는 지난 6월 롯데케미칼이 대산공장을 물적분할해 신설한 회사다.

 

절차가 마무리되면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HD현대케미칼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하며 공동 지배하게 된다. 아울러 충남 대산 산업단지에 위치한 양사의 나프타분해설비(NCC)와 석유화학제품 생산시설도 통합 운영될 전망이다.

 

◆점유율 90% 육박…독과점 폐해 차단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임의적 사전심사 신청을 접수한 이후 20개 석유화학 제품의 생산·판매·수출입 현황을 분석했다. 결합으로 경쟁사업자가 기존 4개에서 3개로 줄어들고, 판매량 기준 3사 합산 점유율은 LDPE 82%, EVA 9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HD현대케미칼은 시장에서 최저가 공급자로서 가격 경쟁 압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 요인으로 지적됐으며 과거 담합 사례도 고려됐다. 과거 1990년대부터 10년간 국내 LDPE 시장에서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 등 7개 업체의 가격 담합이 적발돼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현재 추진 중인 ‘여수 1호’ 사업재편과의 연계성도 판단 근거가 됐다. 사업재편이 성사될 경우 롯데케미칼을 매개로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합작법인 간 지분 연계가 발생해 경쟁사업자 간 협조 가능성이 커질 수있다는 판단이다. 

 

 ◆가격 인상률 제한·공급 유지 등 

 

이에 따라 공정위는 향후 5년간 유효한 시정조치를 확정했다. 가격 조치로는 LDPE·EVA 수출가격이 직전 3개월 대비 오르거나 유지될 경우 국내가격 인상률을 수출가격 인상률 이하로 제한하고, 수출가격이 하락하면 국내가격 인하율을 수출가격 인하율 이상으로 반영하도록 했다.

 

공급 안정성 확보를 위해 결합 당시 생산하던 모든 제품 규격(그레이드)을 국내 수요자의 요청 물량을 공정·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 조건으로 공급하도록 했다.

 

아울러 당사회사 간 담합을 원천 차단하는 조치도 포함됐다.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 HD현대오일뱅크 상호 간 가격·수량·원가·재고량 등 경쟁민감정보 제공·공유가 금지된다. 또한 임직원 겸임 금지 조치로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 상호 간, 또는 상대방 계열회사 중 LDPE·EVA 사업을 하는 계열회사와의 임직원 겸임도 할 수 없다.

 

이번 시정조치는 기업이 먼저 시정방안을 제출 후 공정위가 이를 고려해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으로 마련됐다. 시정조치는 시정명령을 받은 날로부터 5년간 유효하며 시장상황 변동 등을 감안해 연장할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석유화학 사업재편 제1호 기업결합을 신속하게 심사해 산업 구조조정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뒷받침하면서도 경쟁제한 우려가 큰 시장에는 실효성 있는 시정조치를 부과해 중소거입이 대부분인 국내 수요자들의 피해를 예방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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