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국민의힘 의원(대구 서구)이 반도체 공급망 안정과 국가 핵심기술 보호를 위한 ‘경제안보 강화 패키지 법안’ 2건을 대표발의했다.
공공부문의 국산 반도체 수요 기반을 넓히고 국가핵심기술 유출 범죄에 대한 수사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21일 국회에 따르면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과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각각 대표발의했다. 두 법안은 반도체 공급망 안정성과 기술보호를 동시에 강화하는 ‘경제안보 패키지’ 성격이다.
반도체특별법 개정안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이 전력망·정보통신망·데이터센터 등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인프라를 구축·운영할 때 국내에서 설계·제조된 반도체를 우선 구매하도록 노력하는 근거를 담았다. 국산 반도체를 우선 구매할 경우 관련 법률에도 불구하고 수의계약도 가능하도록 했다.
정부와 공공기관의 조달 수요를 국산 반도체와 연결해 국내 반도체 기업의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하는 동시에, 국제위기 때 해외 공급 중단 위험을 낮추려는 취지다. 특정 국가산 반도체를 통한 정보 탈취 가능성도 공급망 위험 요인으로 제시됐다. 김 의원 측은 세계무역기구(WTO) 정부조달협정의 국가안보 예외조항을 활용하면 국산 우선구매에 따른 통상마찰 위험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첨단기술 유출 대응도 강화된다. 또 다른 개정안은 지식재산처 특별사법경찰의 수사 범위에 반도체·인공지능(AI) 등 국가핵심기술과 국가첨단전략기술의 유출·침해 범죄를 포함하도록 했다. 현재 특사경은 특허권과 영업비밀 침해 등을 수사하고 있지만 국가핵심기술 유출 사건은 직접 수사 대상에서 빠져 있다.
기술유출에 따른 경제적 피해도 커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술유출 범죄로 179건, 378명이 검거돼 전년보다 각각 45.5%, 41.5% 증가했다. 해외 유출은 33건·105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고 이 가운데 중국 유출이 54.5%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10나노대 D램 핵심기술이 중국 반도체기업으로 유출된 사건의 경우 피해 규모가 최소 수십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김 의원은 “국가안보 핵심 인프라에는 신뢰할 수 있는 국산 반도체를 사용하고, 첨단기술 유출 범죄에 전문 수사인력이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경제안보를 지키는 최소한의 안전망”이라며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우리 기술과 공급망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완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