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24~28일) 국내 주식시장은 장기금리 상승과 주주환원이란 상∙하방 재료가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면서 방향성을 가늠하는 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주목해야 할 대외 경제 일정으로는 27∼29일 열리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 잭슨홀 심포지엄이 있다. 27일에는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의 지속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다.
◆국채 금리 고공행진…연준 잭슨홀 미팅에 주목
23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0.93% 내린 6912.95에 한 주 거래를 마무리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주보다 7.25% 하락한 801.94로 주간 거래를 끝냈다.
지난 주 국내 증시 흐름을 좌우한 건 미국 등 주요국 장기 국채금리 상승과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주주환원 기대감이었다.
최근 미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연 5.33%대까지 치솟아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도 한때 연 2.945%까지 올라 30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미 재무부가 장기채 바이백(재매입) 규모를 회당 20억달러에서 40억달러로 두 배 확대키로 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장기금리 상승을 압박하는 구조적 요인을 완하하는데는 역부족인 모습을 보였다. 바이백 확대 발표에 급락했던 미 국채금리가 하락분을 대부분 반납했기 때문이다.
이에 잭슨홀 미팅에 대한 주목도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28일 저녁 예정된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잭슨홀 미팅 기조연설이 장기금리의 궤적을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 앞둔 삼전닉스…역대급 주주환원 상승세 이어갈까
장기금리 이슈가 증시를 짓누르는 하방 요인이라면 주주환원은 지수 하단을 떠받치는 재료다.
지난 19일 SK하이닉스가 40조원 수준의 주주환원 계획을 내놓은데 이어 이틀 뒤인 지난 21일 장 마감 후 삼성전자는 90조~110조원 규모로 예상되는 올해 주주환원 방안을 의사회에서 의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주주환원 기대감이 투자심리를 자극하면서 삼성전자는 전주 대비 2.55% 상승한 28만원대, SK하이닉스는 5.17% 뛴 173만원에 각각 거래를 끝냈다.
이러한 기업들의 주주환원 정책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구조적 변화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반도체 수출 호조로 역대급 실적을 써내려가고 있는 반도체 투 톱이 앞으로 짧게는 3년, 길게는 5년까지 대규모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배당 및 자사주 소각을 합한 주주환원 수익률이 높아진다면, 장기금리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을 거란 분석도 일각에서 나온다.
김종민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한국 증시의 평가기준은 단순 이익 사이클(주가수익비율∙PER)에서 주주가치 환원 추세(지속가능 자기자본이익률∙ROE)로 재편되는 국면”이라고 짚었다.
김 연구원은 그러면서 “이익 성장에 기반한 주주환원의 정례화는 만성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고 증시 전반의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재평가)을 이끌 핵심 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27일 오전에는 글로벌 AI 대장주 엔비디아의 성적표가 공개된다. 실적과 가이던스 상향 여부에 따라 AI∙반도체주 전반의 투자심리가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호실적과 긍정적인 가이던스는 AI∙반도체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를 개선, 증시 2차 반등의 트리거가 될 수 있다”고 보면서 “다만 대외환경 불확실성 지속에 따라 실적 개선에도 상승 탄력 제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