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박스권 흐름을 이어온 코스피가 9월로 접어드는 이번 주(31일~9월 4일) 7천피에 안착할지 주목된다. 가파른 상승세를 견인할 단기 모멘텀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주에는 미국 고용지표와 반도체기업 브로드컴 실적 발표 등이 시장이 주시하는 주요 재료로 꼽힌다.
◆코스피 주간 1.8%↓…주요국 최하위권
30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 주 한국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지난 28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1.79% 내린 6788.88에 한 주 거래를 마무리하며 전세계 주요국 증시 중 가장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코스닥 지수는 전주보다 4.55% 오른 838.41에 주간 거래를 마쳐 글로벌 주요 주가지수 가운데 가장 많이 올랐다.
8월 들어 코스피가 6200~7000포인트 수준의 박스권에서 횡보하는 가운데 상반기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는 증시 조정과 동시에 기세가 한풀 꺾였다.
증시 대기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예탁금과 대표적 빚투 지표인 신용융자거래 잔고도 하향 추세다. 여기에 지난달 31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제가 강화된 뒤 이달 28일까지 개인 투자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16종(인버스 2종 포함)을 1조70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지난 주 주요 이벤트 가운데 하나였던 글로벌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는 AI∙반도체의 강한 실적 모멘텀을 다시금 확인시켜주며 국내 반도체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주주환원의 일환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도 코스피 하단을 지지하는 요인이 됐다.
◆브로드컴 실적∙미 고용보고서 주목
이번 주 나오는 무게감 있는 경제 지표로는 31일 한국의 7월 산업활동동향과 다음달 1일 8월 수출입동향 등이 있다. 6월에는 국내 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늘었는데, 이같은 트리플 증가는 지난 3월 이후 석 달 만이었다. 우리나라 수출도 역대 최고기록을 연거푸 경신하고 있는 만큼, 이번에도 반도체 수출 증가폭이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이달 1∼20일 잠정 수출액은 552억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56.0% 늘었다.
미 8월 고용보고서(9월 4일)도 시장이 주목하는 지표다. 미 연방준비제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주말 사이 케빈 워시 미 연준 의장의 잭슨홀 심포지엄 기조연설을 통해 인플레이션 강경 대응 기조는 일단 확인됐다.
눈여겨봐야 할 기업 실적 발표로는 9월 3일 미 반도체기업 브로드컴이 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6월 (브로드컴) 실적 발표 당시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에 미달하며 반도체주 전반에 변동성이 확대된 바 있다”며 “이번 실적은 AI∙반도체 매출, 가이던스 서프라이즈 여부와 함께 대규모 부채 조달에 대한 리스크 관리 방안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증시 전망에 대해 “반도체의 강력한 실적 및 주주환원 모멘텀과 9월 FOMC의 (기준금리) 동결 전망을 바탕으로 코스피는 7000선 회복을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특히 9월 1일 발표되는 한국 수출은 다시 한번 반등의 동력이 될 전망”이라며 “이와 함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등으로 시가총액 비중이 반등하면서 월초 효과도 가세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미 고용지표 결과에 따른 변동성을 경계했다. 최근 높아진 미 장기 국채금리가 증시 상단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견조하다면 연준의 추가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이 재차 확대되며 채권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고용이 부진할 경우, 경기 둔화 우려보다 9월 금리인상 기대가 낮아지면서 채권금리 안정에 근거한 반등 탄력이 강화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