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미 관세 협상에 따라 추진되는 대미 투자 사업에서 당초 합의된 투자 재원을 넘어서는 규모를 요구하면서 정부가 사업 조정에 나섰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산업통상부는 최근 국회에 한미 전략투자 후속 협상 진행 상황을 비공개로 보고했다. 미국 측이 제시한 투자 사업 규모가 전체 대미 투자 약정액인 3500억달러를 웃돌면서 정부는 실제 투자 집행액이 정해진 한도를 넘지 않도록 사업별 규모와 대상을 조율하고 있다.
현재 협의 중인 주요 사업은 텍사스 엔시날 가스복합화력발전소와 대형 원전 8기 건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등이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조선 분야 1500억달러와 전략투자 2000억달러 등 총 35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현재 논의되는 에너지 프로젝트에 활용할 수 있는 전략투자 재원은 2000억달러다.
대미 투자 1호로 거론되는 엔시날 가스발전소는 한미 간 협의를 거쳐 약 220억달러 규모로 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원전 8기 건설에는 약 1200억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두 사업만 합쳐도 약 1420억달러로 전략투자 재원의 70%를 웃돈다.
여기에 알래스카 LNG 사업까지 포함될 경우 투자 한도를 맞추기 어려워질 수 있어 정부는 일부 사업을 제외하거나 개별 사업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놓고 미국 측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특히 투자 사업의 수익성과 사업성을 따져 ‘상업적 합리성’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대미 투자 관련 제도에서는 투자 기간 동안 한국에 돌아오는 예상 수입이 투자 원리금을 충당할 수 있는지 등을 상업적 합리성 판단 기준으로 두고 있다.
정부는 오는 17일 국회에 협상 결과를 추가 보고한 뒤 미국 측과 후속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