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산업, 대중국 재역전 해법] “자원·인력 공세…韓, 재구조화로 기회 모색해야”

전문가 인터뷰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 김용진 서강대 교수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에서 중국기업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뉴시스
지난 3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에서 중국기업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뉴시스

 가능성이 보이는 산업과 기업에 자원을 올인하는 중국 정부의 국가 주도적인 물량 공세는 반도체와 배터리,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IT 강국으로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우리나라도 산업구조의 재구조화로 새로운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중국 정부는 선택과 집중으로 과학기술 정책을 전폭 지원했고, 그 결과 로봇, IT 등 일반 제조와 과학기술이 결합한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했다”며 “상당히 과거부터 이어온 기조로, 2012년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더욱 가속화됐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를 두고 ‘과학기술 사회주의’라는 표현을 쓰는데, 중국은 미국의 특허 등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독자적 기술력과 자생력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고 전했다.

 

 강 교수는 또 “중국은 한 해 대학 졸업생이 1200만명인데, 이 중 절반이 이공계”라며 “인력과 국가 자본이 투입되고 민영 기업과 합쳐지면서 경쟁력을 갖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실제 중국 역대 지도자들 대다수가 이공계라는 점도 잘 알려져 있다. 전기공학을 전공한 장쩌민 서기 때부터 공학·과학기술을 전공한 테크노크라트(기술관료)들이 중국 지도부를 대거 차지하기 시작했다. 뒤를 이은 후진타오는 칭화대 수리수력공학과에서 수력발전소 허브 관련 분야를 전공했다. 이 시기까지를 흔히 ‘테크노크라트의 시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현재 중국 지도자인 시진핑 국가 주석도 칭화대 화학공학과에서 기초 유기합성을 공부했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국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발전국가 개념에서 산업을 성장시켜왔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가 발전시키고자 하는 산업과 기업까지 선정했다면, 중국은 국가가 특정 산업에 자원을 집중하고 이 중 살아남은 기업에 지원을 몰아준 점이 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시스템과 함께 국가 차원의 표준을 만든 것이 중국 정부가 잘 한 점”이라고 짚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도 압축 성장을 했지만, 중국의 경우 산업 발전 단계를 더 빨리 단축했다”며 “다른 국가의 기술을 카피하긴 했지만 중국은 IT 기반 없이 곧장 인공지능(AI) 시대를 열었고, 자동차도 엔진을 건너 뛰고 전기차 단계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두 전문가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우리 기업의 산업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재구조화를 실행할 필요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먼저 우리나라도 과학기술 분야에서 초크 포인트(Choke Point)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특정 분야에서 우리나라만의 경쟁력을 길러야 한다는 뜻”이라며 “일본의 경우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감광액인 포토레지스트 분야에 특화돼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현재 중국의 비약적인 발전에 걸맞은 정책 청사진을 새롭게 그리고, 기업에도 시장 상황을 제대로 공유하며 과학기술 전략을 재설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기술 경쟁력과 훌륭한 사후서비스, 국가적 정책이 어우러지도록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산업구조의 재구조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K-뷰티가 세계 1위로 발돋움한 것은 코스맥스∙한국콜마 등 기업이 화장품을 다품종 대량생산하고, 품질 인증∙시험 기관, 소재∙부품 산업 활성화 등이 발달한 덕분”이라며 “중국과 경쟁하는 체력을 기르기 위해선 첨단 산업도 파운드리 서비스 등 새로운 클러스터 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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