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저신용 취약계층 ‘금융기본권’ 보장…국회서 ‘국민기초금융보장법’ 입법 토론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강남훈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이 10일 국회에서 ‘제3차 국민의 금융기본권 실현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날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강남훈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이 10일 국회에서 ‘제3차 국민의 금융기본권 실현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날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저신용·금융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단순한 복지 지원이 아닌 국가가 보장해야 할 법적 권리로 확립하기 위한 입법 논의가 본격화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강남훈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이한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 김은경 서민금융진흥원장 겸 신용회복위원장이 10일 국회에서 ‘제3차 국민의 금융기본권 실현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접근권, 생존권, 제기권, 자립권, 자산형성권 등 5대 금융기본권을 명문화하고, 기초상담·채무조정·기초보험·기초대출·기초저축 등 4대 기초금융 보장 체계를 포괄하는 입법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민 의원은 “세상에는 돈을 빌려준 사람과 빌린 사람이 있고, 그 관계 속에서 빚진 자는 정말 순도 100% ‘을’”이라며 “원금 기준 50조~60조원에 이르는 장기 연체 채권은 이미 상환 능력을 잃은 이들에게 평생 벗어날 수 없는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빚에 짓눌려 무너지는 일가족의 비극은 개인의 불행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지고 풀어야 할 행정적 과제”라며 “과거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이 ‘생활보호 대상자’를 ‘수급권자’로 격상시켜 낙인을 걷어냈듯, 헌법 제10조·11조·34조에 기초해 국민기초금융보장법을 통해 금융을 시혜가 아닌 권리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상담과 채무조정, 보험·대출·저축까지 아우르는 원스톱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국회 정무위 법안심사제1소위원 및 당 정책 수석부의장으로서 모든 심사 과정에서 법안의 완성도를 높여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김은경 원장은 “법학자로서 늘 고민하는 것은 권리를 선언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라며 “누구에게 무엇을 어느 수준까지 보장할 것인지, 어떤 기관이 책임을 나눌 것인지, 안정적인 재원과 지속 가능한 성과평가 체계를 어떻게 마련할지가 분명해야 국민이 체감하는 권리가 된다”고 짚었다. 또한 “기초상담·채무조정·기초보험·기초대출·기초저축은 분절된 사업이 아니라 국민이 위기에서 보호받고 다시 일어서는 하나의 ‘회복 경로’”라며 “금융기본권이 선언에서 제도로, 국민의 일상으로 옮겨가는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서금원과 신복위도 축적된 데이터와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남희 의원도 축사를 통해 “시민을 살리는 금융, 금융을 기본권으로 명시하는 입법을 위해 국회 법사위에서 아낌없이 지원하겠다”고 힘을 보탰다.

 

이어 학계 전문가들의 직설적인 진단과 실증 분석이 이어졌다. 유경원 상명대 교수는 “정책서민금융의 자금 공급 기능은 고금리 대체와 단기 유동성 완충 측면에서 데이터로 명확히 입증됐다”면서도 “그러나 자금 공급만으로 경제적 자립까지 이어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책자금을 이용한 직후 고금리 현금서비스 이용액이 41.9% 감소하고 24개월 내 53.6%까지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났지만, 공급된 자금의 3분의 1만 기존 채무 대환에 쓰이고 나머지는 생계비나 사업 운영비로 유입됐다”며 “결국 이용자들은 빚이 늘어난 상태에서 출발하게 되며, 24개월 추적 관찰에서도 신용점수나 소득의 뚜렷한 반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금 단독 지원은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아니다”라며 “대출 실행 시점의 상담 연계, 3~6개월 내 조기 경보 체계 도입과 함께 국세청·건강보험공단 등과의 실측 소득·고용 데이터 결합을 위한 법적 근거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한재준 인하대 교수는 “해외 주요국을 살펴보면 단순 생계비 대출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상담·고용·창업·직업교육을 묶는 ‘비금융 복합 지원’을 법적으로 의무화하고 있다”며 “영국은 지역발전금융기관(CDFI) 투자자에게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프랑스는 사회통합기금(FCS)을 통해 보증을 제공하며, 이탈리아는 마이크로크레딧 이용 시 비금융 서비스 제공을 법적 의무로 규정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한국도 자금 공급 일변도를 벗어나 상담과 복합 지원을 필수적으로 연계하고, 지자체 및 민간 중개기관과 결합한 위험 분담 구조를 도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채무조정과 기초대출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을 수치로 제시했다. 김 교수는 “취약차주가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 불법 사금융으로 향하면 개인 파산과 복지 지출 급증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한다”며 “신용점수 600점 이하 다중채무자의 차환 수요(약 40조원)와 저소득층의 잠재 수요(10조~14조원)를 바탕으로 산업연관분석을 시행한 결과, 연체 예방과 이자 부담 경감으로 창출되는 총 경제적 효과는 최소 198조 원에서 최대 322조 원(생산유발 151조~240조원, 부가가치유발 47조~82조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이를 30년 분할로 보더라도 연간 GDP를 0.2~0.4%포인트 끌어올리는 경기 진작 효과를 낸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도출된 실증 데이터와 해외 사례를 바탕으로 저신용·취약계층을 위한 금융기본권 보장 체계를 구체화하고, 연내 국민기초금융보장법의 국회 통과를 위해 협력을 지속하기로 결의했다.

 

불법사금융 피해에 노출된 경우 금융감독원(☎1332)에 신고하여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과다

채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 서민금융진흥원(☎1397) 또는 신용회복위원회(☎1600-5500)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연이율 60% 초과 대부계약은 원금과 이자 모두 무효입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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