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한 구석에 위치한 떡집에 젊은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백설기 위에 피자 토핑을 올린 퓨전 떡 ‘피자설기’를 구매하려는 대기열이다. 1인당 개수 제한이 있음에도 오픈런을 해야만 맛볼 수 있는 메뉴로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성수동의 한정선 매장 앞에는 생과일 찹쌀떡을 구매하려는 외국인 관광객들과 MZ세대 소비자들의 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한 알에 4000~6000원대로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오후에 방문하면 가장 인기있는 딸기류는 매진되기도 한다.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의 인기를 이어갈 주자로 K-디저트 떡이 주목받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치즈와 과일 등을 결합한 퓨전 떡 선호 현상이 확산하며 전국 곳곳의 유명 떡집을 직접 찾아가는 ‘떡지순례(떡+성지순례)’가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떡 관련 콘텐츠를 발굴하며 수요 겨냥에 나섰다.
10일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썸트렌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온라인에서 떡을 디저트로 언급한 게시물은 전년 대비 40% 이상 증가했다. 블로그에서 떡지순례가 언급된 글은 1월 87건에서 지난달 254건으로 약 2.9배 늘었다.
실제로 국내 주요 백화점∙쇼핑몰에선 식음료(F&B)를 주요 콘텐츠 중 하나로 낙점해 유명 맛집의 팝업스토어를 유치하며 집객을 유도하고 있다. 이전까지 빵과 디저트가 주류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퓨전 떡의 약진이 돋보인다.
더현대 서울이 지난달 중순 지하 1층 식품관에서 운영한 ‘광주를 잇다’ 팝업스토어에는 60년 전통의 떡 전문 브랜드 창억떡이 참여해 1만명 넘는 소비자가 몰렸다. 서울에서도 갓 만든 호박인절미를 맛볼 수 있다는 소식에 연일 문전성시를 이뤘다.
롯데백화점도 지난달 잠실점에서 영도다리떡방과 몰랑이수 팝업스토어를 전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영도다리떡방은 최근 피자설기의 원조 격이며, 몰랑이수는 앙버터모니카와 사색인절미로 유명한 서울 동작구의 떡집이다.
컬리에서는 최근 3개월간(6~8월) 떡·한과 카테고리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 증가하며 전통간식의 힘을 입증했다. 매출이 가장 크게 오른 제품은 올 초부터 꾸준히 인기를 모아온 창억떡의 호박인절미다. 해당 제품은 전년 동기 대비 거래액이 336% 증가하며 떡 랭킹 1위에 올랐다. 피자설기 역시 지난달 중순 입점 후 2주 만에 상위권을 차지했다. 컬리는 궁중 음식 전문가 브랜드 동병상련의 오색송편 등을 오직 컬리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컬리온리 상품으로 선보이며 구색을 확대하고 있다.
최신 트렌드와 밀접한 편의점에서도 떡 수요 겨냥이 한창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가 한정선 대표 메뉴를 냉동 디저트로 재해석한 ‘요거트 찹쌀떡’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인기를 끌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요거트 찹쌀떡을 반으로 갈라 딸기나 샤인머스캣 등 과일을 올려 먹는 레시피가 공유되는 등 연일 화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SNS를 통해 먹방을 접한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퓨전 떡의 인기가 확산하고 있으며 여기에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가세하면서 오픈런을 유발할 정도로 위상이 높아진 것으로 파악한다”고 전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