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문 대표이사가 이끄는 삼성증권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모험자본 공급을 필두로 한 생산적 금융을 통해 사회적 가치는 물론 기업 가치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10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전날 금융당국으로부터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며 국내 8번째 발행어음 사업자로 이름을 올렸다. 발행어음은 증권사가 자체 신용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 금융상품이다. 인가받으면 자기자본의 최대 2배까지 발행어음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삼성증권의 6월 말 기준 자기자본 규모는 8조1000억원 규모다. 다만, 2028년까지 발행어음 조달액의 25%는 모험자본으로 공급해야 한다. 모험자본은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술을 가져 성장 가능성이 높지만, 위험도 큰 초기 혁신기업(스타트업∙벤처 등)에 투자하는 자금을 말한다.
이로써 삼성증권은 시중의 자금이 혁신기업과 산업 현장에 흘러가는 건강한 금융 생태계를 조성하는 또 하나의 물꼬를 트게 됐다. 기업에는 자금 공급을 통해 성장에 필요한 사다리를 놓아주고, 고객에겐 성장의 결실을 함께 나눌 수 있는 투자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삼성증권도 수익 기반을 확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박 대표의 구상도 한층 탄력받을 걸로 기대된다.
앞서 삼성증권은 그간 지속가능한 금융 정책의 일환으로 유망 중소기업이나 기술 관련, 금융 자문 제공과 초기 자금 지원 등 기업 성장을 꾸준히 지원해 왔다. 일례로 삼성금융 C랩 아웃사이드(C-Lab Outside)는 유망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협업 기회를 제공하는 육성 프로그램이다. 지난해에는 인공지능(AI) 및 빅데이터 기반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안한 스타트업 4곳이 우수 사례로 선정된 바 있다. 우선 스타트업은 자신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솔루션과 사업 모델을 제안한다. 채택되면 삼성금융네트웍스의 임직원과 스타트업이 협업해 새로운 사업 모델을 공동으로 구체화해 나간다. 솔루션에 대한 사업화 지원과 전략 펀드를 통한 지분 투자도 뒤따른다. 아울러 삼성증권은 신기술 관련, 라이선스 취득은 물론 조합 설립을 통한 사업 추진력 제고를 지원하는 조력자 역할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신기술사업투자조합 8개(결성액 763억원)가 새로 설립되는 결실을 보기도 했다.
발행어음 인가를 마친 삼성증권은 발 빠르게 다음 스텝을 밟고 있다. 우선 고객들에게 폭넓은 투자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첫 상품 출시를 앞두고 막판 담금질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에도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전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