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구역 연장에 힘싣는 정부... 실효성엔 물음표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 모습. 뉴시스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에 적용된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지정이 올해 말 일몰을 앞둔 가운데 정부가 집값 과열 방지 등을 이유로 토허구역 지정을 연장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시장에선 광범위한 토허구역 재지정의 실효성과 부작용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해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토허구역으로 지정했다. 해당 지역에 대한 토허구역 지정 기간은 올해 12월 31일까지다. 정부는 조만간 추가 연장 및 재지정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로써는 정부가 토허구역을 해제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서울 집값 상승세가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섣불리 토허구역을 해제했다가는 후폭풍이 거셀 수 있어서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9월 둘째 주 (14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는 전주보다 0.16% 오르며 84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 시기에 기록했던 역대 최장 기록인 85주를 단 한 주 앞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근 집값 급등의 원인 중 하나로 토허구역 해제로 특정 지역 집값이 폭등한 점을 꼽으며 토허구역 지정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2022년부터 허가와 착공 건수가 크게 줄면서 공급이 축소됐다. 이런 상황에서 토지거래허가를 풀면서 특정 지역 집값이 폭등했다”고 짚었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역시 토허구역 지정 연장을 시사했다. 그는 지난 16일 인사청문회에서 토허구역 지정으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비판에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역할도 있다”며 “규제를 했다가 비규제로 풀고 토지거래허가제를 했다가 풀게 되면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부작용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장에선 토허구역 지정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토허구역 지정은 ‘갭투자(전세 끼고 매매)’ 방지를 위해 도입됐지만, 초강력 대출 규제와 맞물리며 결과적으로 전세 보증금이 낮은 강북 중저가 아파트 단지의 전세난과 월세화를 가속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동산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신규 매물은 지난해 토허구역 전면 확대 후 지속해서 감소했다. 10·15대책 직전 4만4055건이던 전월세 물건 수는 9월 현재 3만7686건으로 14.5% 감소했다. 특히 전세는 2만4369건에서 2만529건으로 15.8%가 감소하는 등 전세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예외 조치가 적용되면서 토허구역 지정의 취지가 훼손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최근 전월세난을 이유로 토허구역에서 전세를 낀 주택을 매수할 때 적용하는 실거주 의무 유예 조치를 내년 말까지 1년 연장하기로 했다. 예외 조항을 덧대면서 실거주 목적 거래만 허용하는 토허구역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실거주 의무 원칙이 훼손되고 있다는 점에서 토허구역 지정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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