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체 자살률 줄었지만…10대만 홀로 ‘역주행’

서울 마포구 마포대교 안전펜스에 SOS생명의전화가 설치돼 있다. 뉴시스
서울 마포구 마포대교 안전펜스에 SOS생명의전화가 설치돼 있다. 뉴시스 

#최근 서울의 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일하는 상담사 A씨는 상담실 문을 두드리는 학생들의 표정이 예전과 사뭇 달라졌음을 체감하고 있다. 과거에는 진로나 단순한 성적 고민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만성적인 불안과 깊은 정서적 무기력감을 호소하는 청소년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A씨는 “학업에 대한 중압감과 교우 관계 단절, 가정 내 불화 등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심리적 한계에 부딪힌 아이들이 많아졌다”며 “청소년들이 체감하는 고립감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지만, 일선 현장의 인력만으로는 이들을 조기에 발견하고 보듬어주기에 역부족인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지난해 총사망자 수가 코로나19 유행 시기였던 2022년에 이어 역대 2위 수준으로 집계됐다. 전체 자살률은 전년 대비 다소 꺾였으나 10대에서 자살률이 역대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고, 10대부터 40대까지 청장년층에서는 자살이 사망 원인 1위를 기록했다.

 

국가데이터처가 22일 발표한 ‘2025년 사망원인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총사망자 수는 36만2968명으로 전년보다 4399명(1.2%) 늘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사망자가 집중됐던 2022년(37만2939명) 이후 3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자 역대 2위 규모다. 성별로는 남성 사망자가 19만3547명으로 0.9%, 여성 사망자가 16만9421명으로 1.6% 각각 증가했다.

 

코로나19 엔데믹 이후에도 사망자 수가 꾸준히 늘어나는 주원인으로는 인구 고령화가 꼽힌다. 80세 이상 사망자는 전체 사망의 54.7%를 차지해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이는 10년 전과 비교해 13.9%포인트나 확대된 수치다.

 

전 연령 기준 사망 원인 1위는 ‘암’이었다. 지난해 암 사망자 수는 9만203명으로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9만명을 넘어섰다. 이어 심장질환(3만3784명)과 폐렴(3만965명)이 2·3위를 차지했으며, 이들 3대 사인이 전체 사망 원인의 42.7%를 점유했다. 4위부터는 뇌혈관 질환(2만4800명), 자살(1만4144명), 알츠하이머병(1만3674명), 당뇨병(1만1394명) 순이었다. 암종별 사망률은 폐암(38.9명), 간암(20.4명), 대장암(19.1명), 췌장암(17.0명), 위암(13.7명)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50대부터는 암이 주된 사망 원인이었으나, 10대부터 40대까지는 모두 자살이 1위를 차지했다. 자살은 50대에서도 사인 2위, 60대에서는 4위를 기록했다.

 

특히 10대의 지표는 유일하게 악화됐다. 지난해 전체 자살 사망자(1만4144명)와 자살률(인구 10만명당 27.8명)은 전년 대비 각각 4.9%, 4.7% 줄었지만, 10대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8.6명으로 7.5%(0.6명) 상승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데이터처 관계자는 “2024년도 자살통계연보 등을 살피면 10대에서는 정신과적 문제, 가정 문제로 인한 자살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국제 비교에서도 한국의 수치는 최상위권에 머물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간 연령표준화 자살률(OECD 표준인구 10만 명당)은 한국이 24.9명으로 회원국 중 가장 높았다. OECD 평균(10.9명)과 비교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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